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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지 “은퇴 생각 항상 해, 출퇴근하는 직장인이었어도 꽤 잘했을 듯” [스타@스타일]

수지 “은퇴 생각 항상 해, 출퇴근하는 직장인이었어도 꽤 잘했을 듯” [스타@스타일]

  • 기자명 황연도 기자
  • 입력 2023.10.30 06:00
  • 수정 2023.10.30 0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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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깊어졌다. 수지가 한층 더 성장한 연기로 대중의 마음을 파고들었다. 넷플릭스 시리즈 ‘이두나!’ 속 은퇴한 아이돌 이두나 역을 통해서다. 연예계 생활에 지쳐 도피를 택한 드림스윗 멤버 이두나의 감정 변주를 섬세하게 표현해낸 수지의 연기는 전세계인들의 가슴을 뭉클하게 만들기 충분했다. 지난해 ‘안나’에 이어 ‘이두나!’로 또 한 번 인생캐를 경신한 수지는 미모를 뛰어넘는 강렬한 연기력으로 ‘수지 그 자체가 서사다’라는 호평을 이끌어냈다. 수지의 호연에 힘입어 ‘이두나!’는 공개 직후부터 '오늘 대한민국의 톱 10 시리즈' 1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하고 있다. 다음은 ‘국민 첫사랑’을 넘어 ‘국민 믿보배’로 거듭난 수지와 나눈 일문일답. 

Q ‘안나’에 이어 ‘이두나!’까지. 연달아 캐릭터명이 들어간 제목 작품을 했다. 
중간중간 편집본을 보긴 했는데, 음악까지 들어간 풀버전을 보니 촬영했던 순간들이 떠오르면서 만감이 교차하더라. 촬영할 때보다 그 감정들이 잘 전달됐던 것 같다. 그런 부분은 조금 만족스럽기도 했고, 아쉬운 부분도 보여서 이런 감정들이 한참 지나고 나서 사라지면 드라마를 좀 더 집중해서 볼 수 있을 때 한 번 더 보고 싶다. 

Q 이두나 역을 하고 싶다고 마음을 먹은 이유는 무엇이었나
나가 감정 기복이 심하다. 감정이 널뛰는 인물인데 그런 두나 만의 감정 표현 방법이 마음이 쓰이면서도 연기로 잘 표현해 보고 싶다는 마음이 컸다. 두나의 성격 자체는 이해하기 힘들 수 있는데 그런 지점이 나는 이해가 잘 갔다. 

Q 실제로는 감정 기복을 잘 다스리나
제로 기복을 잘 다스린다고 생각하는데, 안 될 때도 많다. 두나처럼 티 나진 않는 거 같다(웃음).

Q 촬영하면서 감독님에게 의견을 낸 부분도 있었나
편의점 씬의 경우 대본을 보고 감독님을 만났을 때부터 말씀드렸던 게 있다. 사람들이 알아볼 때 ‘어, 이두나다!’하고 알아보는 것보다 슬쩍 보는 경우가 더 많아서 그런 부분이 좀 더 리얼하게 표현됐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또 화면 캡처 소리 같은 걸로 자신을 찍는다고 생각하고 흠칫 놀라고 경계하는 모습도 리얼하게 표현되길 바랐다. 그런 부분을 감독님, 작가님께 반영해 달라고 얘기했다. 경험을 바탕으로 얘기를 했다. 

Q 원준과 짜장면 먹는 장면에서 ‘갑자기 스케줄이 취소됐는데 뭘 해야 할지 모르겠더라’라는 대사가 있다. 실제 아이돌 시절을 겪은 만큼 공감이 됐을 거 같은데, 어땠나 
두나는 일만 하면서 살았기 때문에 황금 같은 시간을 어떻게 보내야 하는지 몰랐던 거 같다. 나도 그런 시기가 있었다. 너무 쉴 틈 없이 일을 하다 보니 막상 자유 시간이 주어졌을 때 그 시간을 제대로 못 쓰고 지나가는 느낌이 있었다. 

Q 지금은 자기 자신을 사랑하는 법을 알게 됐다 생각하나
전보단 많이 알게 됐다. 자기만의 온전한 시간을 갖는 게 중요하다는 걸 깨달았다. 두나의 대사에 공감이 많이 됐다. 

Q 두나로 살면서 평범하게 사는 것에 대한 갈망은 없었나
두나는 평범함을 갈망하며 큰 꿈처럼 이를 이야기한다. 나에게도 ‘평범함’은 큰 의미다. 대본 볼때 한대 맞은 것처럼 '어쩜 나랑 이렇게 비슷하지?' 했다. 두나 입장에선 (평범한 삶이) 판타지처럼 느껴졌을 것 같다. 근데 나는 상상만으로는 평범하게 잘 살 수 있을 것만 같다. 활동을 하면서도 가끔 제 시간을 보낼 때 루틴을 지키는 걸 꽤 즐거워하는 편이다. 똑같은 일을 반복하는, 출퇴근 하는 직장인이었어도 꽤 잘 했을 것 같다(웃음).  

Q 쉴 때의 루틴은 뭔가
정해진 시간에 강아지를 산책시키며 등원시키고, 보내고 난 뒤에는 작업실 가서 정해진 시간까지 대본을 보거나 그림을 그린다. 책도 이릭는다. 그러다 강아지 하원을 시키러 간다. 주부처럼 일상을 보낸다(웃음).

Q 작품 속이었지만, 오랜만에 무대에 선 수지의 모습이 반가웠다. 다시 춤을 추고 아이돌로서 멤버들과 합을 맞춘 소감은. 
처음에는 속으로 ‘내 몸이 굳었으면 어쩌지’ 생각했다. 연습을 하면서는 극 중 멤버들과 합을 맞추는데 중점을 뒀다. 이런 기분이 오랜만이다. 새롭고 묘하다는 생각을 했다. 무대에 설 땐 연기도 연기이지만 진짜 무대에 서는 거라 잘해야겠다는 생각으로 임했다.

Q 양세종과의 호흡도 안 물어볼 수 없다 
호흡이 너무 좋았다. 처음 만났을 때부터 세종 오빠가 연하처럼 느껴질 수 있게, 더 빨리 편해지고 싶었다. 그래서 장난도 더 많이 치고 대화를 많이 나눴다. 작품에서처럼 실제로도 세종 오빠를 당황시키려고 장난을 많이 친 편이었는데, 그걸 세종 오빠가 잘 받아줘서 케미가 좋을 수밖에 없었다. 

Q 무대 위에 섰을 때 두나처럼 힘들었던 순간이 있었을까. 
있었다. 근데 두나처럼 모든 순간을 인지하진 못 했던 거 같다. 두나가 온전하게 힘들어하는 걸 보고 ‘나도 그런 순간이 있었나’ 되돌아보게 되더라. 아마 그만큼 힘든 적이 있었을 텐데 알아채지 않고 넘어가려 했던 거 같다. 힘이 들 때면 나만의 생각에 사로잡혀있지 않기 위해서 다른 일에 집중하려 하는 편이다. 

Q 두나가 가장 짠했던 장면은 무엇이었나 
원준이가 처음으로 ‘왜 가수를 그만뒀냐’고 묻는 장면이 있다. 두나가 얘기해 주는 듯, 안 얘기해 주는 듯 ‘그게 다야’ 하고 마는 장면이다. 그 씬이 지금 갑자기 떠오르면서 맘이 아프다. 자기의 감정을 다 설명할 수 없는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은 다른 오해들로 두나의 진심을 알아주지 못한다. 그게 참 짠했다. 

Q 술병을 내리치고 담배도 피우고 욕 하는 장면이 많았다. 이런 파격적인 연기에 대한 쾌감과 부담감이 공존했을 거 같은데, 어땠나 
두나가 미워 보일까 걱정했다. 감독님과 얘기한 게 ‘두나라는 사람을 처음엔 오해하고, 나중엔 이해하는 과정으로 그려졌음 좋겠다’였다. 그 후로는 미워보이지 않을까 하는 걱정보다는 오히려 맘껏 오해하게 하려고 몰입하며 연기했다. 그런 연기를 하면서 쾌감도 있었다. 재밌었다. 

Q 셰어하우스에서 술 마시는 장면 촬영할 때 예전 숙소 생활이 떠오르지는 않았나 
전혀(웃음). 제가 숙소 생활 할 땐 잠깐 잠을 자는 공간일 뿐이었다. 다들 모여서 왁자지껄한 분위기는 전혀 아녔다. 판타지 같았다. 현실의 숙소는 절대 저럴 수 없다(웃음). 

Q 은퇴한 아이돌을 연기하며 은퇴에 대한 생각을 하기도 했나
저는 항상 그런 생각을 한다. 그런 생각을 하다 보니, 더 매 순간 최선을 다하게 되더라. 이 일을 언제든 그만두고 떠날 수 있다는 생각으로 일하고 있다. 이 작품이 마지막일 수도 있다는 생각으로 연기한다. 한 작품씩 필모를 쌓아갈수록 소중함도 더 커지더라. 어릴 땐 이 일이 전부라고 생각했다. 근데 난 이 일이 전부가 되는 게 싫은 게 싫다.  두나와 나는 조금 다른 거 같다. 

Q. 원작과 다른 결말에 대해 만족하고 있나 
사실 웹툰을 중반까지만 봤다. 결말에 대한 부분은 찍으면서도 열어두고 촬영했다. 어떤 날은 ‘둘은 이어져야 한다’, 또 어떤 날은 ‘현실적으로 각자의 세상으로 가는 게 맞다’ 이런 식으로 의견이 매번 바뀌었다. 사실 두 가지 버전을 다 찍어놓긴 했었다. 근데 완성본은 보고 감독님이 열린 방향으로 택하셨다는 걸 알았다.  어떻게 보면 이어진 거 같기도, 어떻게 보면 열린 결말인 듯 해피엔딩 같아서 좋았다. 

Q 촬영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이 공허한 적도 있었는지 
없었다. 집 갈 땐 항상 즐거운 맘으로, 누구보다 빨리 가야한단 맘으로(웃음).

Q. 연예계 생활을 하면서 가장 기쁜 순간은 언제였나 
촬영할 때가 가장 기쁘다. 감독님이 조용히 오셔서 ‘방금 완벽했어’하고 지나가실 때 같은 상황 말이다. 리허설 때도 진짜처럼 하고 싶어서 ‘이 정도로 하고 싶다’고 말씀드리면 스태프 분들이 갑자기 분주해질 때가 있다. 난 그 순간에 희열을 느낀다(웃음). 이런 기분을 느끼려고 이 일을 하는구나, 싶다.

Q '이두나!' 회식 때 오열했다고 하던데, 어떤 맘에 그리 눈물이 나던가 
‘고생했습니다’ 하면서 스태프들이 고기를 열심히 드시고 계셨을 뿐이었는데...(웃음). 사실 나도 끝나서 좋았던 맘 뿐이었다. 근데 막상 고기를 드시고 계시는 스태프들을 보니까 ‘이제 정말 끝났건가’ 싶더라. 다른 곳에서 또 볼 수 있겠지만, 이 작품으로는 ‘이 얼굴들을 이젠 못보겠구나’ 하는 맘에 갑자기 그랬다. 다들 너무 고생한 걸 알고 있고, 또 많이 친해져서 더 그랬다. 

Q. 어느덧 벌써 서른이다. 나이를 먹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좋다. 좀 더 먹어도 되겠다는 생각도 한다. 더 성숙해진 내 모습이 기대된다. 주름이 좀 생기는 것 빼곤(웃음) 나이 드는 게 좋다. 

Q. 지금 돌아가서 신인 시절의 수지를 만날 수 있다면, 어떤 얘기를 해주고 싶은지
두나에게 해주고 싶은 말과 비슷하다. ‘네가 그렇게 힘들어하는 순간들이 있기에 후에 더 빛날 거야’라고 말해주고 싶다. 어린 시절 수지에게도 그 말을 해주고 싶다. 

Q. 대본 많이 들어올 테지만, 요즘 끌리는 장르는 뭔가 
따뜻한 것도 복잡한 것도 좋아하지만, 뭔가 재밌는 걸 해보고 싶다. 웃긴 거. 코미디 해보고 싶다.

Q. 국민 첫사랑 이미지가 부담되진 않나
너무 좋다(웃음). 계속 있었으면 좋겠다. 계속 가져가고 싶다. 

(사진=넷플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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