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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12.24 THU
 
남주혁 “홀로 피는 꽃 같은 배우보단 숲을 이룰 수 있는 나무 같은 배우 되고파” [스타@스타일]

2020년, 20대 남자 배우들 중 단연 대세를 꼽자면 남주혁(26)이다. 넷플릭스 ‘보건교사 안은영’으로 시작해 tvN ‘스타트업’, 영화 ‘조제’와 ‘리멤버’까지, 2021년으로 이어지는 꽉 찬 라인업을 완성한 그는 대세 배우답게 쉼 없이 활동 중이다. 2014년, 모델 출신 배우로 데뷔해 비주얼 캐릭터로만 그를 보아온 대중은 JTBC ‘눈이 부시게’를 통해 남주혁의 놀라운 성장을 지켜봤다. 마냥 짠내를 불러일으키는 이준하의 눈빛을 보며 한동안 함께 울고 웃었던 시청자들 앞에 남주혁은 까칠한 수염과 바람에 펄럭이는 통바지를 입은 한문 선생님, ‘보건교사 안은영’의 홍인표로 변신해 돌아왔다. 대본인지 아닌지 구별이 안가는 애드리브와 한없이 하찮은 표정 연기로 물오른 연기 변신을 보여주더니, 이번엔 ‘현실에 없을’ 공대생 캐릭터 남도산으로 수지와 함께 ‘스타트업’에서 설레는 로맨스와 가슴 벅찬 성장기까지 그려냈다. 이제는 스크린과 TV에서 친숙한 얼굴을 넘어 낯섦과 새로움을 연기하고 싶은 남주혁. 연기 경력 7년 차, 바라는 것은 그저 기억 속에 오래 남는 작품을 만드는 것 밖에 없다는 배우 남주혁의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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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tvN ‘스타트업’이 막을 내렸죠.
▲ 정말 재미있는 작업을 했던 시간이었어요. 모두가 행복했던 현장이었고요. 물론 아쉬운 부분들은 남겠지만, 누구 한 사람 빠짐없이 배우와 스태프 모두 열심히 임했던 것 같아요. 어떻게 하면 더 재미있게 할 수 있을지 배우들끼리 소통도 많이 했어요. 웃음이 넘친 현장이어서 기억에 많이 남을 것 같아요.

Q 2020년에도 작품 활동을 참 많이 했는데, 꾸준히 일할 수 있었던 원동력은 뭐였을까요?
▲ 연기를 좋아하는 이 마음 자체가 원동력인 것 같아요. 배우란 직업을 갖고 연기 활동하는 게 정말 즐겁고 행복해요. 한 신(scene) 한 신 찍으며 작품 하나를 완성해나가는 게 뿌듯해요. 촬영 현장에서 행복감을 크게 느끼고요. 연기하는 일이 너무 좋아서 쉼 없이 해오려고 하다 보니 대중이 보기에도 그렇듯, 올해는 참 소처럼 일한 것 같아요.

Q ‘스타트업’을 준비하며 공대 전문 용어가 낯설었을 것 같은데 어땠어요?
▲ 처음엔 공대 용어, 코딩하는 장면, 뜨개질하는 장면 등 낯선 부분들이 정말 많았죠. 제 실제 삶과 많이 다른 분야잖아요. 그런데 (남)도산 캐릭터에 대해 알아가면서 점차 익숙해지더라고요.

Q 극중 남도산은 뼛속까지 공대생인 ‘좌뇌형 인간’이잖아요. 실제 남주혁은 어떤 편인가요.
▲ 정반대에 가깝죠. 전 사람들과 소통하며 공감을 나누는 걸 좋아해요. ‘우뇌형 인간’이 분명하죠. 다만 도산이가 가진 특유의 순수함은 닮고 싶어요. 그리고 ‘어떻게든 해내겠다’는 용기엔 확실히 공감이 갔어요. 그런 점은 실제 제 모습과 비슷해요. 전 인생이 길다고 생각해요. 그 속에서 1~3년은 비교적 짧은 순간이라 여기고요. 그 시간 동안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열정을 쏟을 용기가 있어요. 그렇게 성장하기 위해 노력하는 부분들이 도산이와 닮았다고 생각해요. 목표를 향하는 과정이 지치고 힘들지만, 주저하지 않고 나아가는 게 좋아요. 아무것도 안 하는 권태로운 상황에서 오는 스트레스보다 고민하고 결과가 좋지 않더라도 실천하면서 느끼는 스트레스가 훨씬 좋거든요.

Q 김선호와 남남 케미도 사랑을 받았는데 이런 반응들은 어땠어요?
▲ 의외란 생각은 안 했어요. 실제 현장에서의 좋은 케미가 방송에 그대로 담겼다 생각했죠. 정말 많이 웃으며 소통했어요. 나이가 비슷한 또래 배우들이 많아서 서로의 연기에 대해 비교적 거침없이 얘기를 나눌 수 있었거든요. 평소에도 의견을 공유하며 장면을 만들어 가는 걸 좋아해요. 선배님들과 함께한 이전 작품들에서도 소통을 많이 했지만, 특히 이번 작품에선 더 활발했던 것 같아요.

Q 넷플릭스 ‘보건교사 안은영’의 홍인표는 대중에게 익숙했던 남주혁의 비주얼을 확실히 잊게 한 연기였던 것 같아요. 까칠하게 올라온 수염이나, 불편한 다리를 가리기 위한 통바지 등 남주혁이 가지고 있던 연하남, 세련된 분위기와는 정반대의 비주얼이었죠.
▲ 인표를 연기할 때 정말 좋았어요. ‘남주혁’하면 떠오르는 고정적인 이미지 때문에 한때는 익숙한 모습만 보여 드려야 하나 그런 생각도 했었거든요. 하지만 정말 연기를 잘하고 싶었고, 배우라면 누구나 그러하듯 다양한 배역을 소화하는 몫이 되고 싶었어요. 그 동안 외적인 변화를 줄 기회가 많지 않았잖아요. 인표는 그런 갈증을 해소해준 캐릭터예요. 연기하면서 정말 재밌었어요. 이런 역할도 만들어갈 수 있겠다는 걸 새롭게 느끼고 행복했어요. 인표를 연기하는 동안엔 ‘남주혁’의 모습이 안보였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제일 컸어요. 평소 이미지와 달라서 반응에 대한 걱정도 있었죠. 그런데 공개 후 호평을 많이 들어서 정말 행복했어요. 열심히 한 걸 보상받은 기분이었어요. 앞으로도 더욱 다양한 배역을 많이 하고 싶어요. ‘연기하는 남주혁’이 아닌, 그 캐릭터 자체로 보이고 싶어요. 또 그런 기회가 온다면 거침없이 연기하고 싶어요.

Q 이번엔 JTBC ‘눈이 부시게’, 영화 ‘조제’로 벌써 두 번이나 한지민과 호흡을 맞췄어요.
▲ ‘조제’를 함께 하게 됐다는 얘기를 처음 들었을 땐, 또 한 번 좋은 시너지를 만들 수 있겠다는 기대감이 컸어요.

Q 함께 한 전작 ‘눈이 부시게’에서 느꼈을지도 모르는 아쉬움을 채운 부분이 있을까요?
▲ 아무래도 전작에서는 함께 연기를 할 수 있는 시간이 아주 많진 않았던 것 같아요. 그래서 이번에 ‘조제’ 촬영을 하며 더 많은 부분을 함께 나눌 수 있어서 너무 행복했어요. 특히 선배님께 연기에 대한 고민을 나눌 수 있는 시간이 전보다 많아져서 좋았죠. 연기뿐만 아니라 다양한 부분에 대해 조언을 많이 듣고 있어요.

Q 이미 일본은 물론이고 국내에서도 큰 사랑을 받았던 영화의 리메이크작 출연인 터라, 그에 대한 부담감도 컸을 것 같은데요.
▲ 부담감도 있고 걱정도 컸죠. 전부터 김종관 감독님의 굉장한 팬이었어요. 감독님만의 영상미와 연출 방식이 있는데, 그걸 정말 좋아했거든요. 감독님이 만드는 ‘조제’는 어떤 느낌일까 궁금하고 도전하고 싶었어요. 감독님 작품에 저 역시도 힘이 되고 싶다는 생각이 있었고, 기회가 주어져서 설레었어요. 영석이란 인물을 어떻게 연기할지 고민이 컸는데 원작과 비슷하게 하고 싶은 마음은 전혀 없었어요. 영석이를 저만의 방식으로 풀려고 노력했죠.

Q 전작을 뛰어넘고 싶다는 욕심도 있었을까요?
▲ 원작을 뛰어넘고 싶다는 욕심을 가지면 아무것도 못 했을 거예요. 작품의 일원으로서 캐릭터를 욕심내기보다 ‘조제’라는 작품 안에 영석을 잘 녹여내야겠다는 생각만 있었어요. 평가를 생각하면 압박을 느끼기 때문에 현장에서는 연기만을 생각할 뿐이죠. 욕심내서 저 혼자 빛나는 걸 원하지 않아요. 어떻게 하면 모두가 시너지를 이뤄 좋은 작품을 완성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만 해요. 저 혼자 꽃이 되고 싶진 않아요. 혼자서 피어버리면 금방 져버릴 거예요. 각자 튼튼한 나무가 돼서 그 모두가 모여 아름다운 숲이 되길 바라요.

Q 캐스팅 이후 원작을 다시 봤나요? 그렇게 다시 본 작품은 새롭게 보이기도 했을 것 같아요.
▲ 제가 한 3~4년 전에 원작을 처음 봤거든요. 그땐 제가 ‘조제’를 연기할 줄 상상도 못 했죠. 촬영에 들어가기 전 처음 대본을 봤을 때 원작을 다시 볼까도 생각했었어요. 고민 끝에 안 보는 게 더 도움 될 거란 결정을 내렸죠. 원작을 다시 보면 틀에 갇혀버릴 것 같단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렇게 안 보다가 작품을 완성한 후 얼마 전에 다시 봤어요. 원작과 저희가 만들어 낸 ‘조제’는 정말 다르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원작은 해가 뜨기 직전의 어두운 새벽과 같은 느낌인데, 저희 ‘조제’는 그 차가움은 똑같지만, 빛이 막 들 때의 새벽이에요. 결은 비슷하지만 미묘하게 달라요. ‘누구나 마음속에 조제가 있다’는 말이 정말 와 닿는 작품이 될 것 같아요.

Q 조제의 삶이 영석을 만나 변화한 것처럼 학창 시절엔 농구 선수였고 그 후엔 모델로 살아온 남주혁의 삶은 무엇을 만나 배우로 변화하고 성장할 수 있었을까요.
▲ 제 삶의 변화에 있어선, 중학생 때 어머니가 써 주신 장문의 이메일이 큰 영향을 끼쳤어요. 당시 농구부였는데 늘 경기만 하는 줄 알았거든요. 그런데 고된 체력 훈련에 육체적으로 정말 고통스러웠어요. 결국 중학교 2학년 때 이모 댁으로 도망을 갔어요. 바로 잡혔지만요. 하하. 그 정도로 힘들게 운동을 하면서 지쳤던 시기에 어머니로부터 장문의 이메일을 받았어요. 그 메일 덕분에 지금까지도 용기를 잃지 않고 어떤 일이든 해낼 수 있다고 생각하게 됐어요. 배우로 새로운 시작을 했을 때도 그랬고요. 여전히 가끔 그 메일을 보면 그때의 여러 감정이 생생히 떠올라 포기하지 않게 돼요. 정말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면서 마음을 다잡아요. 지칠 때마다 꺼내 보면서 힘도 내고요. 메일 내용은 지금 봐도 제 인생 최고의 명언이에요. 어머니는 지금도 제가 그 메일을 본다는 사실을 전혀 모르시겠지만요(웃음).

Q 작품에 임할 때 시청률이나 흥행에 부담감을 느끼는 자리에 올랐다 느끼는데 어떤가요?
▲ 모든 선배님이나 감독님, 작가님들이 하는 얘기가 우리가 할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다는 거예요. 결과에 대한 부담을 최대한 생각하지 않으려고 해요. 그저 제가 맡은 작품에서 최선을 다해 연기하죠. 여태껏 시청률에 부담을 갖고 작품에 임한 적이 없어요. 그런 생각이 없는 상태에서 오는 행복들이 커요. 기대했다 실망하는 것 보다 애초에 기대 없이 최선을 다하는 게 좋아요. 시청률이 낮더라도 기억 속에 오래 남는 좋은 작품을 만들고 싶어요.

Q 연기를 하는 데 크게 도움 받은 순간을 떠올리면요?
▲ 현장에서 선배님들을 보면서 많이 배워요. 함께 하는 동료들을 잘 챙겨주고, 최선을 다해 연기하는 모습을 보며 감탄했어요. 그런 모습은 경험에서 나오는 거라 생각해요. 무조건 따라 해야지 한다고 해서 되는 게 아닌 것 같아요. 선배님들이 제게 베풀어 준 것들을 직접 경험하며 저 역시도 동료나 후배들에게 해주고 싶다는 마음이 들어요.

Q 2021년 새해 소망과 배우로서 이루고 싶은 목표가 있다면.
▲ 남주혁이 아닌 그 캐릭터로 보셨으면 하는 욕심과 같은 목표가 있어요. 물론 남주혁이란 사람을 많이 알아봐 주는 것 자체도 정말 감사하지만요. 그리고 늘 다양한 배역에 도전하고 싶어요.





에디터 박승현 인터뷰 박승현 포토그래퍼 김희준 비하인드 포토그래퍼 정유진 헤어 정미영(알루) 메이크업 김해민(알루) 스타일리스트 이혜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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