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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6.30 TUE
 
‘슬의생’ 김준한, “머물러 있지 않는 배우가 되고 싶다” [스타@스타일]

김준한(37)은 지난 2005년 밴드 izi(이지)의 드러머로 데뷔해 "응급실"이라는 히트곡을 남긴 밴드 출신 배우다. 배우로 전향한 후 2017년부터 본격적으로 연기자의 삶을 시작한 그는 영화 ‘공조’, ‘박열’, ‘허스토리’ 등에 출연하며 배우로서의 입지를 다졌다. 김준한은 영화 외에도 드라마를 통해 천천히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 tvN ‘슬기로운 감빵생활’로 처음 드라마에 도전한 김준한은 해롱이 한양이의 연인인 송지원 역을 맡아 열연했고, 시청자들에게 강렬하게 각인됐다. MBC ‘봄밤’에서는 정해인과 대립을 연출하며 김준한 이름 석 자를 알리기 시작했다. 최근 종영한 tvN ‘슬기로운 의사생활’(이하 ‘슬의생’)에서는 채송화 교수를 짝사랑하는 레지던트 안치홍으로 극 중 삼각관계를 형성하며 시청자들의 응원과 지지를 받았고 시즌 2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연기자로서 두 번째 삶을 시작한 김준한, 머물러 있지 않은 배우가 되고 싶다는 그의 이야기를 만나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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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슬의생’ 종영 후 어떻게 지내고 있나요.
▲ 못 만났던 친구들도 만나고 집에서 책과 영화도 보면서 시간을 보내고 있어요.

Q 드디어 인스타그램을 개설해서 팬들이 정말 반가워하기도 했죠?
▲ 다른 분들의 인스타그램에 세를 놓는 게 몹쓸 짓인 것 같더라고요. 하하. 좋아해주시는 분들이 계시니까 간간이 소통을 이어 나가야겠다 생각이 들어요. 사실 예전에 인스타그램을 한 적이 있는데 저의 일상적인 모습을 자주 보여드리면 극 중 캐릭터로서 이입하시기가 어려울 것 같아서 자제하려고 했거든요. 그런데 팬분들도 제 일상을 궁금해하기도 하시고, 소통하는 것도 좋은
것 같아서 다시 시작하게 됐어요.

Q ‘슬의생’이 큰 사랑을 받으며 종영했잖아요.
▲ 벌써 그리워요. 촬영 내내 좋은 기억만 있어서 아련한 마음이 더 큰 것 같아요. 다들 드라마에 대한 이야기도 많이 해주시니까 추억을 곱씹어보고 있어요. 스텝이나 배우분들과 즐거운 추억도 너무 많아요. 영화 ‘마약왕’에서대명이 형이랑 정석이 형이랑 같이 촬영을 했거든요. ‘슬의생’에서 만나고 정말 반가웠어요. 형들도 이렇게 작품으로 다시 만나니 너무 좋다고 해줘서 감사했어요. 영화 촬영 때는 제 역이 단역이라 형들에게 다가가기 어색하기도 했는데 이번에는 진짜 편하게 다가갈 수 있어서 더 좋았어요.

Q 김준한이 생각하는 ‘슬의생’의 매력은 무엇이었나요.
▲ 따뜻한 시선인 것 같아요. 같은 상황을 두고도 어떻게 그 상황을 바라보느냐에 따라 전혀 다르게 해석이 될 수 있는데, ‘슬의생’의 배경이 된 병원이나, 일상에서 벌어지는 상황들에 대해 따뜻한 시선으로 바라보려고 했던 것이 큰 매력이었던 것 같아요. 병원에서 벌어지는 상황의 이면에 이런 이유가 있었다는 것에 대해 다루면서 세상이 우리가 생각하는 것만큼 지독하게 차가운 것은 아닐 수도 있겠다고 상상해볼 수 있게 도와준 작품이지 않았을까요. 이렇게 큰 사랑을 받은 것도 다들 그런 따뜻함을 그리워하고 있었던 것은 아닐까 생각했어요. 지금까지 대중들이 세상을 마냥 염세적으로 바라봤다면, 저희 드라마를 봤을 때 콧방귀를 뀌고 안 봤겠죠. 그런데 이렇게 저희 작품이 큰 사랑을 받았다는 것은 많은 분들이 따뜻함을 그리워하고 있어서 그러지 않았을까요.

Q 평소 김준한의 성격은 ‘99즈’ 중에 누굴 가장 닮았나요?
▲ 김준완 선생님이랑 닮은 것 같아요. 실제로 제가 친구들이랑 있을 때는 거친 면이 있어요. 시니컬하기도 하고요. 김준완 선생님은 일에 있어서는 냉정한 면도 있는데 또 그것과는 다르게 평소에는 서툰 부분도 많잖아요. 그런 부분들이 닮은 것 같아요. 제가 준완 선생님보다 허당끼는 더 많은 것 같아요. 하하. 연기를 제외하고는 사실 다 잘 못해요. 하하.

Q 안치홍이란 캐릭터를 위해 노력한 부분도 컸을 것 같아요.
▲ 특별하게 뭔가를 준비하기보다는 치홍이의 마음을 알고 싶었죠. 궁금해했고, 알려고 노력했어요. 치홍이가 어떤 마음으로 이 일을 대하고 있는지, 왜 채송화 교수님을 사랑하게 됐는지, 이런 부분에 대해 끊임없이 질문하고 생각해봤어요.

Q 치홍이는 송화에게 첫눈에 반했을까요?
▲ 첫눈에 반했더라도 첫눈에 반했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아닌 것 같아요. 송화의 좋은 인상이 마음에 남아 있고 송화의 따뜻함과 배려를 가까이에서 지켜보면서 자연스럽게 스며들 듯 사랑하지 않았을까요. 시청자분들이 치홍이의 마음을 알게 됐을 땐 이미 마음이 많이 쌓여 있었을 것 같아요. 사실 회차 사이에 굉장히 많은 사건들이 벌어지고 시간이 흘러가거든요. 그러다 보니 상상하는 재미가 있는 것도 같아요.

Q 전작과는 다르게 시청자들의 지지를 받는 짝사랑을 보여줬어요. 응원을 받는 입장이 되니 좀 든든하기도 했겠죠?
▲ ‘봄밤’에서는 욕을 많이 먹었어요. 그 당시를 떠올려보면, 꽃으로 맞아도 아팠던 시기죠. 기석이란 역할에 몰입을 해주신 시청자분들께 감사했지만 욕을 먹으니 맘이 아플 때도 있었으니까요(웃음). 어떻게 보면 지금도 저는 치홍이란 역을 연기한 거고 시청자 분들은 캐릭터에 대해 지지하고 응원을 해주시는 거잖아요. 그런데도 힘이 나고 마음이 따뜻해지는 경험을 하게 되더라고요. 하하. 사실, 욕을 먹는 캐릭터를 할 때는 한 번 정도 제가 ‘정신 승리’를 해야 하는 상황이 생겨요. ‘아, 이 캐릭터를 정말 많이 좋아해 주시고, 이입을 하고 재밌게 보고 계시는 거구나’ 이런 생각을 하면서, 맘을 다져야 하죠.

Q 신원호-이우정 콤비와는 두 번째 작업이었는데, 두 번째인 만큼 좀 달랐던 점도 있었는지.
▲ 훨씬 편했죠. 아이디어에 대한 부분도 얘기해 볼 수 있었던 것 같고. 일단은 마음이 편하니까 현장에 가서도 쓸데없는 긴장을 할 필요가 없더라고요. 감독님과 농담도 주고받고, 메이킹 영상도 찍을 정도의 여유도 생기고요.

Q 역으로 감독님과 작가님 두 분이 김준한에 대해 새로이 느낀 부분이 있었을까요?
▲ 그때 당시에는 배우분들이 워낙 많이 나오셨는데도 정말 많이 챙겨주셔서 감사한 맘이 컸거든요. 이번에는 ‘쟤가 이 안에서 잘 적응하고 있구나~’하면서 하나의 일원으로 바라봐 주신 느낌이 많이 들었어요. 식구 같은 느낌이 된 기분이에요. 손님에서 식구가 된 기분이었죠.

Q 시즌 2에서도 치홍이와 송화, 익준이의 삼각관계를 만나볼 수 있을까 기대가 되는데, 삼각관계 속에서 송화를 사로잡을 수 있는 치홍의 매력 포인트가 있다면 뭘까요?
▲ 묵묵히 자기 자리를 지킬 필요가 있어 보여요. 늘 그 자리에 있어 주는 것이 치홍이의 매력이지 않을까요. 그런 노력을 해야 할 것 같아요.

Q 엘리베이터 신에서는 치홍이의 위기감이나, 불안함이 많이 느껴지기도 했어요.
▲ 굳이 말로 설명하지 않아도 두 사람이 서 있는 것만으로도 그 사이의 세월이 느껴지는 상황이었잖아요. 치홍이가 밀려나는 기분이 드니까, 쓸쓸한 장면이었죠. 심지어 대화도 그 둘이서만 해요. 일부러 치홍이를 안 끼워주는 게 아니라 정말 자연스레 그런 상황이 만들어진 거죠. 실제로도 촬영하면서 쓸쓸해지더라고요.

Q 극에 나오는 것 같은 삼각관계에 실제로 빠졌다면, 김준한은 어떤 스타일인가요?
▲ 전 좀 묵묵하게 상대를 기다리는 스타일인 것 같아요. 치홍이가 저보다는 용기가 있는 것 같아요. 전 사랑에 있어서는 저돌적이진 않거든요. 저돌적으로 행동하면 자신에게 생길 리스크도 안고 가야 하잖아요. 저는 그러기보단 묵묵하게 기다리는 스타일인 것 같아요.

Q 극 중에서 izi의 ‘응급실’이 배경음악으로 깔릴 때 웬만한 팬들은 다들 웃었던 것 같아요. 당시 방송을 보며 어땠나요?
▲ 특별출연처럼 보이더라고요. 하하. 저희 드라마에 특별출연도 많았잖아요. izi의 노래가 까메오 같은 느낌이 들었어요. 사실 방송하고 나서 멤버들이랑 제대로 통화를 못 해 봤거든요. 꼭 한 번 물어보려고요. 어땠는지(웃음).

Q 밴드 출신 배우로서 ‘미도와 파라솔’의 연주를 본 소감은?
▲ 너무 대단하죠. 전문적으로 연주를 배운 것도 아니었는데 진짜 대단했어요. 연석이의 드럼도 그렇고 다들 너무 많이 늘었더라고요. 미도 누나가 베이스를 멋있게 친 ‘어쩌다 마주친 그대’ 연주는 모든 분들이 다 놀랐어요. 특히 미도 누나는 뭐든 다 잘하고 노력파인 것 같아요. 노래를 잘하니까 음치 연기도 잘하는 것 같고요. 멋있어요.

Q 치홍이 아닌 김준한으로서 극 중 배역 중 이상형을 찾자면.
▲ 송화죠. 하하. 시즌 2를 염두에 둔 발언 같았나요? 그런데 정말 송화는 너무 좋은 사람 같아요. 귀엽기도 하고요.

Q 가장 촬영하기 힘들었던 신을 꼽자면요.
▲ 마지막 장면이 힘들었어요. 치프 레지던트 선물로 슬리퍼를 받은 장면이었는데, 송화의 편지를 읽은 치홍이가 어떤 마음인지 보여주기가 힘들더라고요. 선명한 감정을 그려내는 장면이 아니니까 더 힘들었죠. 그 상황에서 바로 단념하던지 혹은 포기를 못 하겠다 라는 마음을 딱 정할 수 없잖아요. 그런 혼란스러움을 표현하려고 노력했죠. 그런 때에는 오히려 연기하려고 노력하기보다는 그 상황에 놓여 있다고 상상하는 것이 더 자연스럽게 감정을 보여줄 수 있는 것 같아요. 보시는 분들이 느끼기에도 그게 더 명확할 것 같고요. 실제로 불투명한 것을 투명하게 만들려고 하면 안 되는 것 같아요. 있는 그대로를 보여주려고 하는 것이 더 좋죠.

Q 수술 장면도 까다로웠을 것 같아요. 실제로 수백 번을 수술에 임했던 의사처럼 보여야 하잖아요.
▲ 맞아요. 그래서 각 과의 자문 교수님들이 정말 많이 도와주셨어요. 실제와 다른 장면이 조금이라도 있으면 바로 알려주시고 도움을 주셨고요. 촬영 들어가기 전에도 연습했어요. 내가 능숙하지 못하다는 생각을 안 하는 게 가장 중요하더라고요. 늘 하던 수술이고 그 수술을 열심히 해야겠다는 마음을 가지고 있으려고 했어요.

Q 밴드의 드러머에서 배우가 된 계기도 늘 궁금했어요.
▲ 원래 배우를 하고 싶은 맘은 쭉 있었어요. 음악을 하고 있을 때 그런 상상을 했죠. 연기를 너무 하고 싶은데 어떻게 하지 생각하다가 문득 그런 미래가 떠오르더라고요. 나이 먹어서 ‘내가 옛날에 연기했으면 진짜 잘했을 거야’ 이런 말을 하는 사람이 되고 싶지 않았어요. “그럼 하시지, 왜 안 했어요”란 대답도 듣고 싶지 않았고, 못난 말을 하는 사람이 되고 싶지 않았어요. 어차피 한 번 사는 인생인데 얼마나 대단한 일을 하겠어요. 해보고 싶은 것은 해보고 내 길이 아니라면 그때 포기하자는 생각이었어요. 음악도 정말 좋아서 시작했죠. 워낙 어린 나이에 음악을 한지라 이런저런 계산이 있진 않았고, 음악을 하겠다고 고등학생 때 선언을 했어요. 한 달 정도 아버지랑 싸우고, 결국 아버지가 할 거면 제대로 하라고 하셨죠. 음악도 쉽지 않은 길이었어요. 개인적으로는 좌절감도 많이 맛봤고요. 이 세계가 필요로 하는 사람이 내가 아니겠다는 생각을 하던 찰나에 연기에 관심이 생겼고, 그래서 점차 연기 공부를 시작하게 된 거죠.

Q 새로운 삶의 시작이 어렵진 않았나요.
▲ 저는 남과 저를 비교하지 않았거든요. 그게 정말 다행이었던 것 같아요. 명배우의 명연기, 좋은 작품을 보면서 늘 저렇게 하고 싶고 배우고 싶다고 생각을 많이 했어요. 다만 작품이 없고 작품이 날 원하지 않을 때 마냥 기다리는 그 순간들은 힘들었어요. 내 연기는 맞지 않나 싶기도 했고, 주변에서 괜찮다고 해도 그러면 ‘날 안 찾을 리가 없는데, 그러면 난 아닌 건가’ 이런 생각도 했어요. 그래도 아니라면 맞게 만들자고 생각을 했죠. 내 연기가 별로라면 날 뽑고 싶게 만들자는 생각을 했어요. 환경 탓을 안 하고 제 탓을 좀 더 했어요. 내 탓을 하면 내가 바뀌잖아요. 다수의 의견은 무시할 수 없어요. 생각해볼 가치가 있는 의견이라고 늘 생각하고요. 그래서 환경이나 시스템을 탓하면 그 상황이 바뀌기를 바라게 되니까, 변화를 이뤄내고 나를 바꾸기 위해 내 탓을 했죠.

Q 그렇게 연기를 해오며 지금껏 맡았던 캐릭터 중 가장 애착이 많이 가는 캐릭터도 있을까요?
▲ 치홍이도 애착이 많이 갔죠. <박열>에서 다테마스는 배우 김준한을 알릴 수 있었던 캐릭터였어요. <봄밤>의 기석이도 관심을 많이 가져 주셨고요. 개인적으로 아쉬운 것은 <허스토리>란 작품이었어요. 작품 속 많은 연기자 선배님들이 정말 큰 노력을 하셨고, 배우, 스텝 모두 좋은 작품을 보여드리기 위해 온 힘을 다했거든요. 성심성의껏 이라는 말로도 부족해요. 정말 온 마음을 다해서 연기하셨는데, 좀더 사랑을 받았으면 좋았겠다는 아쉬움이 있어요.

Q 앞으로 꼭 해보고 싶은 배역도 있겠죠.
▲ 정말 코믹한 캐릭터, 완전히 망가지고 유쾌한 그런 역할을 해보고 싶어요.

Q 어떤 배우가 되고 싶은가요.
▲ 머물러 있지 않은 배우가 되고 싶어요. 계속해서 조금씩이라도 성장하고 확장하고 변화하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현재 모습에 만족하고 머물러 있지 않은 그런 배우요. 지금의 모습과 10년 뒤의 모습이 달라져 있었으면 좋겠어요. 어떤 모습이던 간에요.


에디터 박승현 스타일링 박승현 인터뷰 박승현 포토그래퍼 이경진 헤어 노혜진(에이바이봄&수퍼센스에이) 메이크업 은비(에이바이봄&수퍼센스에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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