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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공자’ 김선호 “귀공자란 역할에 다가갈 때 고민이 참 많았다” [스타@스타일]

‘귀공자’ 김선호 “귀공자란 역할에 다가갈 때 고민이 참 많았다” [스타@스타일]

  • 기자명 박승현 기자
  • 입력 2023.07.02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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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21년, <갯마을 차차차>의 홍반장으로 여심을 술렁이게 만들었던 김선호가 ‘맑은 눈의 광인’ 귀공자로 돌아왔다. 복서 마르코를 쫓는 의문의 남자 ‘귀공자’를 연기한 김선호는 연기 인생 14년 만에 첫 스크린 데뷔를 앞두고 있다. 여전히 “대중들이 내 연기를 어떻게 봐주실지 그저 떨리고 설렌다”는 그는 십 년이 넘는 연기 경력임에도 여전히 풋풋한 신인 때의 열정을 잊지 못했다. <귀공자>로 포문을 연 스크린 데뷔와 함께 다시금 ‘진또배기’ 연기자로 열일을 이어갈 김선호에게 감히 응원의 메시지를 던져본다. 늘 그의 이름 같은 배우가 되리라고.

Q 영화 <귀공자>로 스크린에 첫발을 내딛잖아요. 설레기도 하고 떨리기도 할 것 같아요.
▲ ‘만감이 교차한다’고 하잖아요. 제가 아직 완성작을 못 봤거든요. 그래서 더욱 설레고 떨리는 맘이 큰 것 같아요. 무엇보다 ‘배우로서 내 연기를 어떻게 봐주실까?’ 하는 기대감과 설렘, 그리고 두려움도 있고요. 사실 이런 감정들도 다시 생각해 보면 다 기쁜 순간이에요. 드라마는 줄곧 해왔지만 영화로 관객들께 인사드리는 건 처음이잖아요. 이런 감정들을 느끼는 것 자체로 즐겁기도 하고 기대되기도 해요.

Q 당연하게도 <귀공자>의 흥행을 바라겠죠?
▲ 잘 되길 바라죠. 근데 그동안 참여한 다른 작품 때도 그랬듯 한편으로는 “잘될 거야.”라는 설레발을 치고 싶지 않기도 해요. 섣불리 기대했다가 상처받기도 하잖아요(웃음). 오히려 기대를 안 했을 때 잘 되면 배로 기쁘기도 하고요. 그래서 마음을 좀 비우는 편이에요. <귀공자> 역시 ‘내가 이 작품에 참여한 것만으로도 감사하자’는 심정이에요. 물론 이런 생각을 일주일에 한 6일 내내 한다면, 그래도 하루 정도는 흥행을 기대해 보기도 하죠(웃음).

Q 약간은 내려놔야 맘이 편할 때도 있네요(웃음).
▲ 그러니까요. 근데 사실 이건 드라마를 촬영하며 생긴 습관 아닌 습관이에요. 시청률이나 화제성에 신경을 쓰다 보면 드라마 촬영이 끝날 때까지 행복하지 못하거든요. 대중분들의 반응에 연연하게 되고, 그게 반복되면 가끔은 집중을 놓치기도 하고요. 그래서 최대한 영향을 받지 않고 진심으로 임하기 위해 결과나 흥행에 대해서는 가능하면 무던해지려고 노력하는 편이에요.

Q <귀공자>에서 맡은 역할을 소개해 주세요.
▲ 제가 맡은 역할은 ‘귀공자’란 역인데요. 필리핀 불법 경기장에서 전전하는 복서 마르코라는 사람 앞에 어느 날 나타나요. 귀공자를 만나면서부터 마르코의 한국행이 꼬이기 시작하고요. 마르코의 주변을 엉망진창으로 만들면서 마르코를 쫓는 걸 즐기는 인물이에요. 굉장히 이해 불가한 모습을 보여주는 그런 인물이죠. 요즘 말로 하면 ‘맑은 눈의 광인’과도 비슷한 것 같아요. 하하.

Q 아무래도 ‘귀공자’란 이름 때문인지 박훈정 감독의 전작인 <마녀> 시리즈가 자연스레 연상된다는 평도 많았는데 이 역을 제안받았을 때 어땠어요?
▲ 이 역을 제안받고 처음 감독님을 뵙자마자 <마녀>의 액션신이 충격적이고 신선했다고 말씀드렸거든요. 그 정도로 <마녀>란 작품을 좋아했어요. 정말 재밌게 본 만큼 감독님과 작업을 함께 할 수 있어 영광이었죠. 원래는 마르코가 한국에 와서 누군가에게 쫓기는 이야기가 주였는데, 편집 방향이 조금씩 바뀌면서 귀공자의 비중이 커지고 무게감도 생겼어요. 너무 딥하고 잔인했던 이야기가 조금은 가볍고 보기 쉬운, 직관적인 내용으로 달라졌다고 하시더라고요. 그러면서 나중엔 촬영 때에도 재밌고, 위트있게 연기해 보라고 하시는 거예요. 감독님과 스태프분들 함께 고민을 해가며 많은 장면을 만들어 냈어요.

Q 귀공자라는 캐릭터만이 가진 강점이 있다면 뭘까요?
▲ 지금까지 나왔던 추격 영화에서 비치던 멋있는 것에 중점을 두지 않고 오히려 ‘쟨 도대체 왜 저러는 거야?’라는 궁금증과 호기심을 유발하는 것이 좀 색다를 것 같아요. 또 약간은 ‘또라이’ 같은 면모로 웃음도 유발하게 될 것 같고요. 그동안 추격자들이 보여준 악역의 포스나 카리스마보단 예측 불가한 모습을 담아내려고 노력했죠.

Q 추격신이 많다고 해서 고생했겠거니 했는데, 사실은 차량으로 추격했다더라고요?
▲ 하하. 고생은 강태주 배우가 다 했죠. 영화 중에 제가 터널에서 뛰는 장면이 나오거든요. 그때 태주한테 진심으로 사과했어요. 내가 뒤에서 편하게 커피를 마시는 연기를 할 때가 아니라 널 응원해야 했는데, 이렇게 힘들 줄 몰랐다고요(웃음). 태주가 극 속에서 정말 많이 뛰거든요. 그때마다 저는 차로 따라갔죠. 저보단 차 엔진이 더 고생했을 거예요(웃음).

Q 연기 변신에 두려움이나 걱정은 없었어요?
▲ 선인지 악인지 구분할 수 없는 역할을 대외적으로 보여주는 건 처음인 것 같아요. 그래서 이 배역에 어떻게 다가갈 것인지, 고민을 참 많이 했어요. 관객분들이 어떻게 볼지 두렵기도 했지만 그래도 걱정은 안 했어요. 역할 자체가 위트도 있고 저와 그렇게 멀지 않다고 느꼈거든요. 감독님과 대화를 정말 많이 나눴고 연기의 농도에 대한 피드백도 받아 가며 열심히 익혔어요. 연기 실력이 더 늘 수 있도록 도움을 많이 받았고요. 그래서 그 과정도 정말 신났었죠. 사실 이렇게 공개를 앞두고 있을 땐 떨리고 겁도 나거든요. 그런데 이번 작품은 ‘누군가는 내 연기를 재밌게 봐주시겠지’라는 생각이 더 컸던 것 같아요.

Q 박훈정 감독의 작품인 만큼, 액션신에 대한 기대감도 정말 크거든요.
▲ 사실 액션신 같은 경우는 미리 합을 맞추고 연습해서 촬영에 들어가잖아요. 그런데 이번 영화 속에서는 많은 숫자의 사람들과 비좁은 공간에서 얽히고 설키는 액션신이 등장하기도 하면서 연습이나 동선이란 게 의미가 없었어요. 소품을 밟고 넘어지면 넘어지는 대로 연기했죠. 처음엔 함께 연기하는 형들을 때리다 다치거나 실수할까 봐 겁도 났는데 나중엔 그냥 난투 수준으로 서로 구르고 누우며 연기했어요. 합과는 다른 부분들이 많이 생겨서 보시기에 리얼하고 생생하지 않으실까 기대도 돼요. 감독님께서도 <마녀>의 액션은 임팩트가 있고 판타지적인 부분들이 인상적이지만 우리는 ‘리얼’로 가야 한다고 하셨거든요. 그래서 멋지게 액션을 하려고 하기보다는 진짜 싸우듯 연기했죠.

Q <폭군>으로 박훈정 감독의 차기작에도 함께 하시잖아요. 감독님을 사로잡은 비결이 도대체 뭔가요(웃음). 
▲ 감독님은 제겐 너무 좋은 분이에요. 정말 형 같은 분이고요. 작품 외적으로 사적인 이야기도 많이 나누고 근래에 제 개인적인 일상을 가장 많이 공유하는 분이기도 해요. 사실 <폭군>도 먼저 감독님께서 제안을 주셨어요. 저와 친해지시면서 저라는 배우의 좋은 쓰임이 어떤 것인지 알게 되셨던 것 같아요. <폭군>에서의 역할은 지금까지 보여드린 모습과는 정말 다를 거예요. 그래서 꼭 도전해 보고 싶기도 했고요. 무엇보다 <폭군>에서의 제가 지금까지 맡았던 역할 중 가장 직급이 높아요(웃음). 그 무게감과 진중함 등에 있어서, 그동안의 역할과는 좀 다르다는 걸 느끼실 수 있지 않을까. 하하. 배우로서 제가 보여 드릴 수 있는 연기의 영역이 또 한 번 더 넓어질지도 모르겠단 생각을 많이 했어요.

Q 어쩌면 조금 늦었다고 느껴지기도 하는 이 스크린 데뷔가 김선호란 배우에겐 어떤 의미였을까요?
▲ 한 번도 늦었다 생각해 본 적은 없는 것 같아요. 오히려 빠르다면 빠르다고 느껴지거든요. 송강호 선배님이나 조승우 선배님 등 수 많은 선배님들은 어린 나이에도 연기를 정말 잘하셨잖아요. 그걸 보면서 ‘난 아직 한참 멀었다’는 생각을 종종 하거든요. 그리고 ‘좋은 작품이 있으면 불러 주시겠지’란 생각도 하면서 열심히 지내왔던 것 같아요.

Q <짐종국>에도 나와서 오랜만에 어리바리한 모습을 보여줬잖아요. 예능감 어디 안 갔던데요?
▲ 첨엔 너무 긴장했어요. 그래서 그랬는지 (김)종국이 형이 얘기하는 걸 못 알아듣기도 하고 막 이상한 소리를 하더라고요. 하하. 그래도 너무 잘해 주셔서 편안하게 촬영도 하고 운동도 잘 배우고 왔어요. 유튜브 예능 출연은 처음이었는데 카메라 한 대로 촬영하시는 걸 보고 신세계를 발견했죠.

Q 배우들이 종종 연기를 하는 순간만큼은 모든 것을 잊고 그 배역에 무아지경으로 빠진다고 하잖아요. 공감을 하나요?
▲ 저도 이런 것에 대해 정말 많이 고민했던 시점이 있었어요. 연기 잘하는 사람은 매 순간 그 배역 속에 살아야 한다는 생각을 종종 하잖아요. 그렇게 생각하다가 또 어느 때는 그렇지 않아야 한단 생각도 하고 늘 반복이었어요. 그런데 지금 와서 생각해 보면 저는 역할에 집중하되 어느 정도는 그렇지 않은 부분도 있는 것 같아요. 집중과 계산 사이를 오가며 완급 조절을 하려고 하죠. 대신 한 장면을 연기할 때마다 유연함을 잃지 않으려고 노력해요. 예를 들어 진지한 대사를 하고 있는데 불시에 액자가 떨어질 수도 있잖아요. 그럴 때 소품을 쳐다도 안보고 계속 연기하는 건 어색한 거 거든요. 보통 사람들은 그런 상황에서 반응이란 걸 하잖아요. 그런 리액션을 보여줘야 무릇 그 역할이 살아 있는 거라 느껴요. 물론 그 상황에서 연기를 끊고 다시 집중하는 배우분들도 있겠죠. 다만 저의 스타일은 그러한 것 같아요.

Q 멜로 눈을 장착했다고 할 정도로 연기자로서 김선호의 눈은 참 좋은 재료가 되는 것 같아요. 그렇다면 눈빛 외에도 아직 대중은 모르는 숨겨진 나의 매력 포인트를 어필 해 볼 수 있을까요?
▲ 제가 사실 몸을 좀 못 쓰는 편이거든요. 그런데 이번엔 액션을 나쁘지 않게 한 것 같아요(웃음). 이번 작품으로 성장을 했으니 그 포인트를 봐주신다면 정말 좋을 것 같아요.

Q 10년이 넘는 이 연기 내공은 결코 가벼운 것이 아니잖아요. 물론 스스로는 한참 멀었다고 생각하는 것 같지만. 신인 시절과 지금을 비교해 보면 달라진 것도 있겠죠?
▲ 신인 시절엔 정말 고민이 많은 사람이었어요. 늘 밝혔지만, 무대에서 고민했던 적도 있을 정도로요. 그래서 집중을 못 하는 것에 대해 자괴감을 느끼기도 했고요. 그런데 지금 보면 그때의 그 실수들이 저를 만들더라고요. 배우마다 성향은 다 제각각이잖아요. 그들의 연기를 보면서 다름을 알게 되고 저 역시 시도를 해보다 보니 그것들이 밑거름이 되어 재능이 없던 저를 이렇게까지 만들어 준 것 같아요. 신인 때에는 늘 발전의 여지가 있잖아요. 그때 더 많은 시도와 도전을 해볼 걸 하는 후회를 종종 하기도 해요. 달라지고 성장할 수 있을 때, 겁이 없었던 그 시절에 좀 더 해볼 걸 싶기도 하고요(웃음). 예전엔 ‘다음에 더 잘 하면 되지’ 이렇게 생각하고 했는데 요즘엔 더 겁쟁이가 됐는지, 사람들의 시선이 참 무섭더라고요. ‘못 한다고 하면 어떻게 하지?’ 이런 생각을 지우기가 쉽지 않더라고요.

Q 시간이 지날수록 겁이 많아지는 건 당연한 일이죠.
▲ 맞아요. 시간이 흐르면서 실수는 줄었지만, 성장의 계기 역시 조금은 줄어든 것 같아 고민도 참 많아요.

Q 그런 염려를 하는 것조차 꾸준히 성장하는 모습 같은걸요. 그렇다면 앞으로는 어떤 배우로 또다시 성장하고 싶은가요?
▲ 지금처럼 ‘저 연기자는 앞으로도 열심히 하겠구나’ 이런 모습이 묻어나는, 그걸 보여줄 수 있는 배우가 되길 바라요. 요즘 연기 외적으론 좀 더 어른으로서 살아가고 있는 것 같단 생각이 종종 들더라고요. 이젠 저에게 의지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 저와 함께하는 팀이 있다는 것을 잘 알게 됐어요. 그런 이들이 믿고 든든하게 의지할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단 생각을 하고 있어요.

Q 한결같은 사랑을 주는 팬들에게 한마디 해볼까요.
▲ 배우로서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는 것은 당연한 거죠. 게을러지지 않도록 잘 채찍질하고 있으니까 성장하는 모습도 같이 응원해 주세요. 덕분에 배우로서 다시 섰습니다. 저 역시 좋은 연기로 보답하고 싶어요.

 

에디터 박승현 포토그래퍼 변예슬 
SPECIAL THANKS TO 유정아, 주이랑 (FOR ART PAINTING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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