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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1.30 WED
 
[앳피플] 툴리스트 백수경이 전하는 메이크업 브러시 선택 기준

[앳스타일 임미애 기자]

툴리스트이자 메이크업 툴 브랜드 ‘더툴랩’의 대표 백수경이 첫 인터뷰에 나섰다. 샤넬, SK2, 에스티 로더 등 유명 뷰티 브랜드의 메이크업 툴을 제작해온 그녀는 브러시를 대중화하는데 앞장서기 위해 더툴랩을 론칭했다. 인터뷰를 통해 백수경 대표는 시중에 출시된 브러시의 가격이 천차만별인 이유와 브러시의 활용법에 대해 설명했다. 또한 메이크업 브러시가 공산품으로 분류돼 피부에 유해한 재료를 써도 판매할 수 있다는 사실을 밝히며, 좋은 브러시를 선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Q 툴리스트의 주된 업무는.
▲ 화장품에 어울리는 도구를 찾는 게 툴리스트의 주된 업무예요. 아무리 좋은 화장품이라도, 도구가 제대로 매치되지 않으면 제품력을 100% 살릴 수 없어요. 메이크업 도구에 따라 질감, 발색, 밀착력이 달라져요. 툴리스트로서 쌓은 노하우를 바탕으로 도구와 제품의 가장 좋은 궁합을 찾아서 많은 분들에게 알려주고 싶어요.

Q SK2, 샤넬, 에스티 로더 등 유명 뷰티 브랜드의 어플리케이터를 제작했다.
▲ 메이크업 제품에 내장돼 있는 브러시, 퍼프, 팁 등의 툴을 20여 년 동안 제작했어요. 브랜드에서 3년 뒤 출시할 제품에 어울리는 툴을 제안해달라고 연락이 오면, 해당 제품의 텍스처와 컬러 등 특징을 파악하고 장점이 부각될 수 있도록 도구를 연구해요. 원료 재질, 원사 재질, 길이, 텐션, 쉐입 등을 다양하게 바꿔보면서 해당 화장품과 가장 잘 어울리는 도구를 완성하죠. 하나의 도구를 완성하기 위해 2~3년 동안 개발해요.

Q 파운데이션 쿠션에 퍼프가 주로 내장돼 있는 이유는.
▲ 퍼프는 휴대가 간편하고 값이 저렴해요. 그래서 많은 브랜드들이 베이스 제품은 퍼프와 세트로 판매하고 있는데, 사실 베이스 메이크업은 브러시로 했을 때 가장 완벽하게 완성할 수 있어요.

Q 브러시는 친숙하면서도 낯선 메이크업 도구다.
▲ K 뷰티가 해외에서 많은 사랑을 받고 있지만, 미국과 일본에 비해 메이크업 도구 시장은 작은 편이에요. 툴에 대해 적극적으로 가르쳐주는 곳이 없어서 낯설게 느끼는 것 같아요. 브러시가 화장 잘 하는 사람만 쓰는 도구처럼 여겨지는 이유도 브러시 사용법을 제대로 알려주는 곳이 없기 때문이라고 생각해요. 해외에서는 메이크업 브러시를 많이 사용해요. 색조 시장만큼 브러시 시장이 커요. K 뷰티도 툴을 제대로 활용하면 더 훌륭한 메이크업 스타일로 발전할 수 있어요.

Q 수많은 도구 중 메이크업 브러시로 더툴랩을 시작한 이유는.
▲ 브러시만큼 다양한 표현이 가능한 도구는 없어요. ‘메이크업 성형’이라는 단어가 있듯이, 메이크업만으로 쁘띠 성형 또는 시술을 받은 효과를 낼 수 있잖아요. 눈매를 화장으로 교정하고, 입꼬리를 위로 올릴 수 있죠. 이런 디테일한 표현을 돕는 대표적인 툴이 브러시예요.

Q 브랜드명 ‘더툴랩’에 담긴 의미가 궁금하다.
▲ 더툴랩은 툴리스트들이 함께 만든 브랜드예요. 툴을 연구하는 툴리스트가 만든 브랜드라 더툴랩으로 이름을 지었어요. 브랜드를 통해 도구와 제품의 궁합을 이야기하고 싶어요. 소비자와 적극적으로 소통하면서 저희가 가지고 있는 노하우를 아낌없이 공유할 거예요.

Q 브러시 외 메이크업 도구를 제작할 계획이 있는지.
▲ 앞으로 툴의 종류를 다양하게 다룰 생각이에요. 우선 메이크업 툴의 영역을 확장하고 싶어요. 이후 스킨케어 도구, 보디 케어 툴 등을 제작해볼 계획이에요.

Q 브러시 시장이 활성화되지 않아서, 브랜드 론칭 후 힘든 점이 많았겠다.
▲ 메이크업의 메인이 되는 카테고리도 아니고, 메이크업 툴 시장도 작은 편이라 직장을 그만두고 회사를 설립하겠다고 했을 때 주변에서 반대가 심했어요. 더툴랩 론칭 후 힘든 점도 있었지만 행복해요. 좋아하는 일을 통해 브러시를 많은 이들에게 알릴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감사해요.

Q 툴 시장을 활성화시키기 위해 더툴랩이 노력하고 있는 점은.
▲ SNS 채널을 열심히 운영하고 있어요. 작년에는 SNS에 ‘브러시 스쿨’ 코너를 만들어서 브러시의 특징과 사용법을 공유했어요. 브러시를 눕혀서 사용하는 이유, 세워서 쓰는 이유를 자세히 설명하면서 소비자와 적극적으로 소통했죠. 작년에는 브러시 사용법을 알리는데 집중했다면, 올해는 제형과 브러시의 궁합을 적극적으로 이야기할 예정이에요.

Q 브러시와 가장 궁합이 좋은 제품 제형은.
▲ 리퀴드 제형이 브러시와 잘 맞아요. 그리고 지속력을 높이고 피부 표현을 디테일하게 하고 싶을 때 브러시를 사용하세요. 브러시는 입문하면 계속 쓰게 돼요. 색조 제품을 믹스해 사용하는 것처럼 브러시도 레이어링이 가능해요. 그래서 제형을 다양하게 사용하지 않아도, 도구를 이용해서 수많은 질감을 표현할 수 있어요. 그림을 그릴 때도 하나의 물감을 여러 가지 도구를 사용해서 다양한 느낌을 연출할 수 있잖아요. 그렇게 이해하면 될 것 같아요.

Q 쉐입, 모, 핸들 길이 등 브러시 디자인에 따라 용도를 구별하자면.
▲ 브러시 자국은 모가 짧고 촘촘할수록 안 생겨요. 그래서 브러시 입문자들은 모가 짧고 촘촘한 제품을 사용하는 게 좋아요. 더툴랩 브러시 중 모가 짧고 촘촘한 101번 제품이 베스트셀러인 이유도 브러시가 낯선 소비자가 많기 때문이라고 생각해요. 아티스트처럼 디테일하게 질감을 표현하고 싶다면, 모가 긴 브러시를 사용하세요. 얇게 펴 바르면서 질감을 표현하면 시간은 오래 걸려도 지속력이 높아지거든요.

Q 파운데이션 브러시 중에서도 둥근 쉐입, 사선 쉐입 등 다양한 모양이 존재한다. 모양별 사용법이 궁금하다.
▲ 사선으로 커팅 된 제품은 눕혀서 핸들링 할 때 좋고, 둥글게 커팅 된 제품은 면을 활용한다고 생각하면 돼요. 그래서 사선 쉐입은 섀딩에, 둥근 쉐입은 블러셔 등 베이스 메이크업에 컬러를 얹을 때 사용하는 걸 추천해요.

Q 브러시 모 종류에 따른 차이점은.
▲ 더툴랩에서 사용하는 하얀색 천연모 브러시는 양모예요. 양모는 발색이 굉장히 좋고, 가루 날림이 적어요. 그래서 파우더 제형 또는 가루 날림이 심한 색조 제품을 바를 때 추천하는 유형이에요. 그리고 청설모는 수채화처럼 은은한 질감을 표현해줘요. 더툴랩의 157번이 청설모 털로 만든 브러시예요. 발색이 강한 제품으로 옅은 메이크업을 하고 싶을 때 사용하기 좋죠.

Q 인조모와 천연모의 장단점이 궁금하다.
▲ 실크가 아무리 좋아도 속옷 원단으로는 사용하지 않고, 아우터를 100% 순면으로 만들지 않듯이 브러시도 용도에 따라 달라요. 인조모가 좋을 때도 있고, 천연모가 좋을 때도 있어요. 화장품의 제형에 어울리는 모를 찾아야 해요.

Q 브러시는 메이크업 부위보다 화장품 제형을 고려해 선택해야 하나.
▲ 네. 제형이 정말 중요해요. 그래서 브러시를 구입할 때, 평소 쓰는 화장품을 가지고 매장에 방문해 테스트를 해보는 게 좋아요. 어떤 브러시를 사용해야 한다고 정해진 룰은 없어요. 테스트를 통해 핸들링이 편하고 원하는 질감을 표현해주는 브러시를 찾아야 하죠.

Q 제형에 따라 브러시를 선택해야 한다고 했다. 그렇다면 아이, 립, 피부 등 부위 별로 브러시가 구분돼 있는 이유는 무엇인가.
▲ 기본적인 가이드를 드리는 거예요. 굳이 정해진 대로 사용할 필요는 없어요. 얼굴 형태와 원하는 느낌에 따라 사용하면 돼요. 아이섀도 브러시를 콧등 섀딩용으로 써도 돼요. 더툴랩에도 ‘cheek and blusher’라고 적힌 브러시가 있는데, 하이라이터를 바를 때 활용해도 괜찮아요. 단, 리퀴드 제형과 컨실러, 립 제품은 꼭 인조모 브러시를 사용하세요. 천연모는 박테리아가 굉장히 빠르게 번식해 리퀴드 제형과 안 맞아요.

Q 브러시 모가 빠지지 않도록 세척하는 방법은.
▲ 일주일에 1회 세척을 권장해요. 아무래도 세척을 많이 하면 브러시가 빨리 마모돼요. 세척 후 말릴 때는 거꾸로 세워두세요. 눕히거나 똑바로 세우면, 물이 구관에 스며들어 모의 접착력이 약해져요. 그럼 아무리 좋은 브러시라도 모가 빠지고 수명이 짧아져요. 브러시 세척 전용 망이 있는데, 망을 사용하면 모양은 잡혀도 냄새가 나고 세균이 번식해요. 망 없이 세척한 후, 90% 건조됐을 때 형태를 잡아주는 게 좋아요.

Q 스펀지, 퍼프 등 다른 툴과 비교했을 때 브러시 가격은 상대적으로 높은 편이다. 소비자가 비싼 값을 내고 브러시를 택해야 하는 ‘가치’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는지.
▲ 브러시는 내구성이 좋아서 한 번 구입하면 1~2년 사용할 수 있어요. 좋은 브러시는 3~4년 쓸 수 있죠. 그리고 블러셔는 10만 원에, 파운데이션은 9만 원에 구입해도 1만 원이 넘는 브러시는 부담스러워하는 분들이 많아요. 아무리 좋은 제품이라도 그 제품을 사용하는 도구가 허술하면, 제품력이 100% 표현되지 않는다는 걸 꼭 말씀드리고 싶어요.

Q 다른 툴에 비해 브러시의 가격이 유독 천차만별로 다른 이유가 궁금하다.
▲ 브러시는 공산품으로 분류돼 있어서 피부에 유해한 재료를 사용해도 판매할 수 있어요. 유럽에는 ‘REACH’라는 규정을 통해 화장품처럼 피부에 유해한 성분은 사용하지 못하도록 관리하는데, 한국은 아직 툴에 대한 규정이 없어요. 그리고 제품을 제작하는데 사용된 성분을 명시하지 않아서, 소비자는 브러시 모를 염색할 때 구두 염색약을 썼는지, 헤어 염모제를 사용했는지 알 수 없죠. 모를 구관에 붙일 때 유해 성분이 있는 본드를 사용하는 경우도 있어요. 그래서 원가에서부터 차이가 많이 나요. 피부에 유해한 성분을 배제하고 제품을 만들면 원가도 상대적으로 높아지겠죠. 가격이 비싸다고 무조건 좋은 제품이라는 뜻은 아니지만, 가격대가 천차만별로 다양한 이유는 재료에 대한 규정이 없기 때문이라고 생각해요.

Q 장난감, 가습기 살균제가 유해 성분으로 문제가 됐던 것처럼 브러시도 화두에 오를 수 있겠다.
▲ 충분히 가능성 있죠. 브러시에 사용되는 본드나 염색약은 화학 성분이라 화장품과 만나면 성분이 녹아 나와요. 간혹 브러시 메이크업 후 그을린 것처럼 피부 색이 변하는 건, 염색약이 얼굴에 묻은 거예요. 본드도 마찬가지예요. 세척으로 물과 본드가 만나면, 본드의 유해한 성분이 피부에 묻어요.

Q 더툴랩의 브러시는 유해한 성분을 모두 배제했는지.
▲ 브러시의 모, 구관, 핸들 전부 REACH 규제에 부합하는 원료를 사용하고 있어요. 믿고 사용해도 돼요. 그리고 수년간 툴리스트로 일하면서 쌓은 노하우를 바탕으로 제작한 만큼, 제품력도 자부할 수 있어요. 이러한 점을 적극적으로 알리고 소비자와 소통하다 보면, 더툴랩의 노력을 인정받는 날이 오겠죠.

Q 툴리스트이자 더툴랩의 대표로서 가지고 있는 신념은.
▲ 눈속임을 하지 않고 진실되게 제품을 만들 거예요. 돈을 굉장히 많이 벌려고 론칭한 브랜드가 아니에요. 소비자가 현명한 소비를 할 수 있도록 제가 갖고 있는 툴에 대한 지식과 노하우를 앞으로도 꾸준히 공유해 나갈 거예요. 더툴랩을 통해 메이크업의 재미를 느끼는 분들이 많아지길 바라요.

임미애 miae@ / 사진 유용주 yongj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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