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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7.31 TUE
 
[앳피플] ‘청담언니 치유’ 손루미 대표가 말하는 패션의 가치

[앳스타일 박승현 기자]

올해로 론칭 8주년, 디자이너 브랜드 ‘치유’와 ‘소누아’를 전개하는 손루미 대표가 유튜브 크리에이터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청담언니 치유’ 라는 패션 채널을 만들고 3개월 만에 구독자 10만 명이 넘었다. 특이점은 그녀가 들려주는 명품이야기에는 악플이 없다는 것이다. 패션이라는 것은 취향의 집약체라 말하는 손루미 대표, 그녀가 전하는 패션의 가치에 대해 들어봤다.

대성컨템포러리 제공

대성컨템포러리 제공


Q ‘치유’브랜드는 어떻게 시작하게 되었는지
원래 옷을 정말 좋아했어요. 어렸을 때에는 그날 옷이 마음에 안들면 학교에 안간다고 떼를 쓸 정도였어요. 원래 전공은 현대문학이었고 스물다섯살까지 신춘문예에 소설을 써서 응모했어요. 하지만 늘 낙방이었죠. 꿈이 이루어지지 않아 좌절할 무렵 제가 좋아하는 또다른 일을 찾은거죠. 그게 바로 패션이었어요.

Q 10년 가까이 준비하던 일에서 전혀 새로운 일을 도전한 것이 참 대단하다 싶다.
10년간 준비하던 일이 실패했으니 앞으로가 걱정이었죠. 문득 집을 둘러보다 제 옷장에 옷이 참 많다는 사실을 발견했죠. 당연한거잖아요. 옷을 정말 좋아했으니까. 그 중에 잘 안입는 옷들을 골라 무작정 홍대 놀이터 앞에 가서 팔아봤어요. 그때는 꼭 내가 옷을 팔아야겠다는 생각이 있었던 것은 아니고 무슨 일이든 해야겠다는 생각이 앞섰던 것 같아요. 그런데 제 적성에 너무 잘 맞는 거예요. 사람들에게 옷을 추천해주고 내가 추천한 옷을 사는 사람들이 기뻐하는 모습들을 보고 너무 행복했어요.

Q 그게 ‘치유’의 시작이었겠다.
맞아요. 지금 돌이켜 생각해보면 그때는 패션이라는 거창한 분야의 일을 해야겠다는 그런 계획이 있었던 건 아니었거든요. 처음부터 돈을 벌어야겠다거나 얼마를 투자하고 얼마의 수익을 내야겠다는 그런 구체적인 계획이 전혀 없었어요. 오히려 글을 쓸때와는 반대였죠. 제가 글을 쓰기 시작하면 문장을 쓰고 그 문장에 어울리는 조사를 정하는데도 한달 이상 걸리기도 했거든요. 이를테면 ‘오늘은’, ‘오늘도’, ‘오늘이’ 이런 식으로요. 조사 하나에 문장의 뉘앙스가 달라지고 분위기가 달라진다고 믿었기 때문에 힘을 많이 들였어요. 그런데 옷을 할때는 힘을 다 빼고 재밌게 했죠. 글을 쓸 때보다 제가 더 편안했던 거 같아요. 스트레스 받으면서 글을 썼는데 옷을 하면서 치유를 받았다고 해야할까요? 하하

Q 패션 전공이 아닌데도 ‘치유’를 만들었다.
패션을 전공하지 않았지만, 어쩌면 그래서 "치유"가 더 재밌다고 생각해요. 누가 가르쳐 준대로, 정석대로 만드는 것이 아니고 우리만의 방식으로 하니까요. 평생 글을 쓰던 사람이 직접 공장도 찾아다니고 패턴을 공부해서 옷을 만들었어요. 또한 저희는 단순히 옷을 만들어 파는 것에 그치지 않고 독서모임, 요리수업, 꽃꽂이 등 다양한 문화이벤트를 고객들과 함께 하고 있거든요. 다양한 모임을 통해 고객들을 직접 만나고 거기에서 유대감이 형성되면서 단골 고객들도 많이 생겼어요.

Q 그래도 브랜드 초창기에는 꽤나 고생했겠다.
처음에는 옷이 허접했죠. 하하. 그런데 제 성격이 뭔가를 하면 제대로 하고 싶어 하는 성격이거든요. 저희는 40년 이상의 대기업 출신 패턴, 봉제팀이 함께 하고 있고 저희 회사의 헤드 디자이너는 뉴욕 파슨스 디자인 스쿨을 나온 이병렬 디자이너예요. 저 대신 최고의 전문가를 섭외한거죠. 인재를 위한 투자는 상품의 퀄리티를 보장해요. 옷의 퀄리티가 좋다는 입소문으로 ‘치유’가 큰 사랑을 받게 된 것 같아요.

Q 손루미 대표가 생각하는 옷에 대한 가치는 무얼까.
옷도 예술이나 마찬가지 같아요. 패션이 한 사람을 변화시킬 수 있고 옷으로 전세계가 하나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해요. 저희 매장에는 정치인, 사업가, 방송인 등 다양한 고객이 와요. 저희가 만들어준 옷을 입고 여배우는 국제 영화제에 나가 상을 받아요. 배우가 배역을 맡아 다른 삶을 살아본다면, 저는 옷으로 다른 삶을 경험하고 있다고 생각해요. 옷을 하지 않았다면 이런 삶을 알지 못했겠죠.

Q 브랜드 운영을 넘어 연예인 협찬으로도 인기가 많다.
우연찮은 기회로 배우 분들께 협찬을 하게 되었는데 저희가 준비가 잘 되어 있었던 브랜드라 협찬이 더 잘 됐던 것 같아요. 저희 브랜드 자체에 샘플 제작실이 있기 때문에 내일 당장 스케줄이 있어서 급하게 옷을 빌리려고 해도 저희는 공급이 가능하거든요. 특히 가수 분들 같은 경우는 촌각을 다투는 일을 하기 때문에 스타일리스브 분들이 많이 오시더라고요. 연예인들 의상의 응급실이라고 불려도 무방해요.

Q 박수홍의 스타일리스트로 활동하고 있기도 하다고.
수홍오빠랑 저는 10년 이상 절친이에요. 수홍 오빠가 방송에서 옷을 트렌디하지 못하게 입는다는 말을 듣고 옷에 대한 스트레스를 받는다고 하시길래 제가 도와주기로 했죠. 워낙 스타일이 좋아서 뭘 입혀도 예뻐요. 저도 남자 옷을 해보니 재미를 느껴서 꾸준히 같이 하고 있어요.

Q 참 바쁘게 지내는 것 같다. 여유롭게 지낼 만도 하지 않을까.
저도 궁금해요. ‘왜 이렇게 바쁘게 사니’ 라고 저에게 늘 물어봐요. 근데 그래도 재밌어요. 제가 가만히 있는 것을 싫어하는 성격도 아니거든요. 근데 사람은 길어야 100년 밖에 못 살잖아요. 그 생각을 하니 하루가 아까워요. 무슨 일이든 하루 빨리 하고 싶어요.

Q 하고 싶은 것들도 참 많아 보인다.
저에게는 방이 12개 정도 있거든요. 첫 번째 방에서 재미없으면 두 번째 방으로 가면 돼요. 간혹 사람들이 다음 방이 있는 줄 모르고 그 첫 번째 방 안에서 괴로워하거든요. 근데 저는 언제든 나갈 수 있다고 느끼면 밖으로 나가면 된다는 걸 알아요. 20대에 만든 ‘치유의 옷장’도 지금은 제 스타일도 바뀌면서 많은 변화가 필요했어요. 그래서 그 문을 열고 ‘소누아’로 왔죠. 그리고 지금은 패션 크리에이터의 방에 있고요. 재밌는 것들을 많이 해보고 싶어요.

Q 최근에는 브랜드 대표에서 패션 크리에이터로 분해 명품 하울을 보여줬다. 단순히 보여주기식의 컨텐츠이기 보다는 정보가 담긴 컨텐츠라는 평이 많았는데.
명품이라는 것은 하루 아침에 만들어진 것이 아니잖아요. 그런데 유튜브에는 명품에 관련된 자극적이고 소비적인 컨텐츠가 많더라구요. 너무 아쉬웠죠. 비싼 가격만이 다가 아닌데, 명품이 지금까지 살아남은 이유가 있잖아요. 저는 제가 매료되었던 명품브랜드의 진정한 가치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고 싶었어요.

Q 패션의 가치에 대해 고민하는 손루미 대표의 생각이 담긴 영상이기도 했다.
요즘에는 옷을 만드는 장인들이 적어요. 젊은 사람들도 옷을 만들려고 하지 않고요. 디자이너가 되려고 하지 미싱을 하려고 하지는 않잖아요. 그래서 그런 기술의 가치에 대해 알려줘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명품 하우스에 끈임 없이 하고 있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어요. 명품 브랜드의 오트쿠튀르는 팔리지 않을 것을 알면서도 만드는 것에 가치가 있어요. 브랜드가 가진 가치를 지키기 위해 옷을 만들고 그 마음을 알아주는 이들이 있으니까 보람 있게 하는 거죠. 그래서 명품 브랜드의 오트쿠튀르를 안 사더라도 그 가치를 알아야 한다는 생각에 컨텐츠를 만들기 시작하게 된 거예요. 명품에 대해 달리 생각하고 관심 가져주는 사람들이 많아져서 저도 만족스럽더라고요.

Q 컨텐츠를 제작하는데도 공을 많이 들이는 편인지.
8시간 정도 촬영해서 20분으로 줄이는 거든요. 여러 번 돌려보는 친구들이 많다고 하더라고요. 유튜브 컨텐츠를 보는 시청자들이 가벼움만 쫓는다고 생각했는데 그렇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되어서 저도 더 많이 공부해야겠구나 생각했어요. 제가 알고 있는 지식을 단순히 말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정확하고 영향력있는 정보를 제공해야겠다는 의무감이 생겼어요.

Q 명품 하울 컨텐츠를 통해 손루미 대표를 알게 된 사람들은 오해를 하기도 쉽겠다.
다들 제게 다가오기 어렵다고 느끼기도 하고 깍쟁이라고 생각하시는데 상당히 귀여운 언니예요. 푼수이기도 하고요.

Q 금수저라는 오해도 샀다.
좋은 부모님을 만났다고 생각해요. 제가 하고 싶어하는 일에 대해 방목을 해주셨거든요. 그래서 좋은 부모님을 만났다고 느낄 뿐이지 집안이 돈이 많아 부유하게 자랐다고 생각지는 않아요. 물질적인 지원을 아끼시진 않았지만 학창시절에도 부모님께서 70 정도의 지원을 해줬다면 스스로 30을 한 것 같아요.

Q 브랜드를 이끄는 대표로서 손루미의 삶의 가치관이 궁금하다.
건강하고 즐겁고 재밌게 사는 것이 목표예요. 하고 싶은 것을 하면서 살고 싶어요.

Q 앞으로 준비 중인 프로젝트도 있는지.
10월에 열릴 서울 패션위크에서 선보일 컬렉션을 준비하고 있어요. 지난 컬렉션도 그랬지만 이번에도 유튜브 구독자분들을 초대해서 소통할 예정이에요. 저희 패션쇼가 파티 같았으면 좋겠어요.


박승현 hyun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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