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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6.04 MON
 
[앳피플] 메이크업 아티스트 김청경, “뷰티 브랜드 ‘리즈케이’, ‘잇다’ 세계적으로 성장하는 것이 최종 목표”

[앳스타일 정수미 기자]

김청경(57)은 대한민국 1세대 메이크업 아티스트다. KBS 방송국 분장사로 시작해 광고, 연예인 전담 메이크업 아티스트, 뷰티숍, 신부 메이크업, 메이크업 도서 출간, 뷰티 코스메틱까지 다양한 분야에서 약 40여 년간 활발히 뷰티를 전파하고 있다. 36년 동안 4천500여 편의 CM 작업을 해왔다고 하니 그 수치만으로도 그녀의 솜씨가 오랜 시간 퇴보 없는 발전을 거듭해왔음을 알 수 있다. 뿐인가, 전인화, 김희애, 이영애, 심은하, 송혜교 등 아름다운 여배우들을 더욱 기품있게 만드는 누드&투명 메이크업을 선보여 ‘K 뷰티는 맑고 투명한 베이스 메이크업’이라는 타이틀까지 자리매김하게 만들었다. ‘베이스 메이크업의 대가’로 꼽히는 김청경은 30년간 3시간 이상을 자본 적이 없단다. 한 분야에서 굵직한 결과물을 일궈낸 그녀가 가히 칭송받아 마땅하다고 고개가 절로 끄덕여진다. 하지만 김청경은 만족하지 않는다. 본인만의 노하우와 아이디어를 응집해 만든 스킨케어 브랜드 ‘리즈 케이‘와 최근 론칭한 색조 메이크업 브랜드 ‘잇다’로 대중에게 더욱 친근하게 다가가고 있다. 뷰티에 대한 김청경의 열정은 여전히 진행 중이다.







Q ‘리즈케이’를 잘 꾸려가고 있는데 ‘잇다’를 새로이 론칭하게 된 계기가 궁금하다.
▲ 일찍이 이경원, 조성아, 정샘물 원장 등이 색조 브랜드를 론칭한 바 있죠. 제 주변에서 “왜 원장님은 색조 브랜드 론칭 안 하세요?”라고 많이들 물어보시더라고요. 당시엔 제가 메이크업 아티스트로 활동하고 싶은 욕심이 더 많았어요. 이후에 명확한 콘셉트가 있어 스킨케어 브랜드인 리즈케이를 시작했는데 론칭하고 보니 화장품은 유통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알았어요. 내가 아무리 기발한 아이템을 내놓아도 유통과 판로가 없으면 고객에게 전달이 안되더라고요. 아티스트로서 활동하는 것과 제품을 개발해 고객에게 드리는 건 다른 문제라는 걸 알았어요. 회사의 메커니즘, 유통 경로 등에 충분한 노하우가 생기고 방향성이 생기면 그때 색조 브랜드를 론칭해야겠다 생각했어요.

Q 예상외로 꽤 오랜 시간이 걸렸다.
▲ 제가 리즈케이 회사를 설립했을 때, 중점적으로 한 생각이 ‘진짜 피부에 좋은 건 뭘까?’였고, 그걸 찾아다녔어요. 다양하게 활동하다 보니 디올, 랑콤 등 쟁쟁한 해외 뷰티 브랜드들과 결속력 있는 작업을 하면서 해당 브랜드의 연구원, 박사님들을 만날 기회가 많았어요. 더불어 한 국내 화장품 브랜드의 경우에는 제가 색조 개발에 깊이 관여하기도 했었죠. 그렇게 알게 된 연구원과 박사님들이 비타민C가 피부에 가장 좋지만 안정화가 어렵기에 제품화는 사실상 어렵다고 말씀하시더군요. 하지만 저는 피부에 가장 좋은 비타민C를 마땅히 제품화해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제가 비타민C 개발에 노력을 가하던 차에 퍼스트씨 세럼을 만났고, 자신감이 생겼어요. 이런 좋은 제품을 본격적으로 판매해봐야겠다고요. 그런데 유통망의 흐름을 제대로 짚질 못해 리즈케이를 만들어 놓고서 4년을 고전했어요.

Q 이제는 노하우도 생기고 방향성이 명확해졌나 보다.
▲ 이런저런 곳에서 실패를 보다가 시장은 결국 홈쇼핑이라는 걸 깨달았어요. 시장의 흐름을 읽은 거죠. 마침 그 무렵에 백화점 유통이 기울기 시작하고 온라인과 홈쇼핑이 부각됐는데 제겐 대중적인 창구인 홈쇼핑이 훨씬 매력적이었어요. 그래서 제가 홈쇼핑을 직접 찾아갔죠. 당시에 해외에서 들여온 한 비타민 화장품이 인기라 제 제품에 긴가민가 의구심을 가지더라고요. 사실상 열악한 조건이었어요. 어렵게 1시간의 방송 기회를 얻었는데 45분 만에 1만 세트가 매진이 됐어요. 더 만들어 둔 게 없어서 방송도 미리 종료했죠. 홈쇼핑 측에서도 놀랐고 다음 방송 스케줄까지 잡았어요. 두 번째 방송에서도 1만 세트가 매진됐고, 세 번째 방송에서는 1만 2천 세트를 만들어 완판했어요. 당시 굉장히 인기 많은 쇼호스트 시간대로 잡혔는데 그 방송에 들어가려 줄 선 브랜드가 워낙 많아 한 달에 두 번 이상 들어가기 무리였어요. 그런데 제 제품을 찾는 사람들이 많다 보니 배정을 해주더라고요. 홈쇼핑에 론칭하고서부터 매출이 수직 상승하면서 저도 놀랄 정도로 이례적인 기록을 많이 세웠어요. 지금은 홈쇼핑 뷰티 제품 통틀어 아마 리즈케이가 TOP3안에 들 거예요. 그제서야 유통에 대해 알겠더군요. 홈쇼핑, 온라인, 오프라인 등 가격정책만 잘 세우면 3개의 유통 경로를 다 어우러 갈 수 있겠더라고요. 어느 정도 유통이 읽히니 색조를 해봐야겠다 싶어서 시작하게 됐어요. 제가 명색이 메이크업 아티스트인데 제 이름을 건 색조 브랜드를 내봐야겠더라고요. 제품이 나오면 가격에 상관없이 제일 중요한 건 제품력, 상품력이잖아요. 이것만큼은 자신 있어요.

Q ‘잇다’는 어떤 철학을 담은 브랜드인가.
▲ 저의 취지는 대중성이에요. 베이스 메이크업 아티스트로 자리를 굳건히 해오면서 이제는 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고객 한 분 한 분에게 도움을 주고 싶단 생각이에요. 그렇다면 누구나 쓸 수 있는 대중적인 제품을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고가는 사실상 쉽게 접근하기 어렵잖아요. 그런데 홈쇼핑에서 판매하는 제품이면 대중이 쉽게 접근할 수 있거든요.

Q 제품을 심플하게 아이 팔레트, 아이라이너, 립 3가지로만 구성한 게 의외였다.
▲ 20년간 한국의 베이스 메이크업 트렌드는 많이 변하지 않았어요. K 뷰티의 으뜸은 베이스예요. 많은 외국인들이 “한국 여성들의 피부는 어쩜 저리 촉촉하고 광이 날까?” 궁금해해요. 그런데 맑고 투명한 것만으로 피부의 아름다움을 다 표현할 순 없어요. 피부를 더욱 돋보이게 하기 위해선 아이 섀도와 아이라이너, 립 제품이 꼭 있어야 해요. 그래서 이 3개를 제일 먼저 내놨어요.

Q 제품을 소개해주자면.
▲ 드라마 촬영장과 신부 메이크업을 주로 해온 지라 자연스러우면서도 화사한 컬러들을 굉장히 많이 사용했어요. 정말 데일리 아이템인 거죠. 그래서 ‘잇다 아이 팔레트’는 버릴 것이 단 하나도 없는 베이직한 컬러들 위주로 구성해 내추럴한 메이크업을 연출할 수 있도록 했어요. 여기에 평소와 달리 조금 더 힘을 주고 싶다면 딥 브라운과 딥 그레이 컬러를 믹스 매치해 세미 스모키 메이크업까지 할 수 있어요. 아이라이너는 안 번지는, 물에 강력한 워터프루프 제품이어야 해요. 젤이 확실히 번짐이 덜하지만 용기와 브러시를 각각 소장해야 해 휴대하기 불편하더라고요. 그래서 저는 일체형을 만들었어요. 뒤에는 젤이 있고 앞에는 브러시가 있는 하나의 형태로 콤팩트하게요. 그 제품이 ‘잇다 매직라인’이죠. 아이라인뿐만 아니라 눈썹, 헤어라인까지 멀티로 사용 가능하다는 점도 큰 특징이에요. ‘잇다 립스’는 모이스처 제형이지만 발색력이 좋고 번짐이 없어 착붙 립스틱이에요. 블렌딩이나 믹스 매치 없이 딱 예쁜 한 컬러만 고를 수 있도록 레드와 핑크 컬러로 만들었어요.

Q 워낙 베이스 메이크업으로 유명한 아티스트라 당연히 파운데이션 제품도 있을 거라 예상했지만 없더라.
▲ ‘잇다’는 색조 메이크업 브랜드라 베이스는 제외하고 색조 위주로만 구성했어요. 앞으로도 그럴 예정이에요. 혹시나 아쉬워하시는 분들을 위해 말씀드리고 싶어요. 리즈케이에 컬러베일이라는 쿠션 파운데이션 제품이 있어요. 이 제품이 아쉽게도 유통망이 많이 없어 대중적인 인지도가 높은 편은 아니지만 확고한 마니아층이 구성돼 있어요. 뷰티 에디터들, 홈쇼핑 MD들이 직접 사서 쓰고 있다고 제게 말할 정도로 사랑을 받고 있어요. 컬러가 예쁘고 표현이 내추럴하지만 전혀 건조하지 않아요. 출시한 지 4년이나 지났지만 보완할 것 하나 없이 오리지널을 유지하고 있어요. 제 스스로도 베이스 메이크업만큼은 자부심을 느끼기에 이 제품의 유통망을 좀 더 확대해 볼 계획이에요.

Q 아직까지도 투명한 피부 표현에 대한 대중들의 관심도가 높다. 누드, 투명 메이크업을 처음 선보이고 꾸준히 발전시켜 온 베이스 메이크업의 대가로서 감회가 남다를 것 같다.
▲ 1997년도에 누드 메이크업을 선보였고, 2000년대 초에는 누드에서 투명 메이크업으로 발전시켰어요. 전인화, 이영애, 김희애, 송혜교, 수애, 채정안 씨 등을 통해 선보였죠. 또 제가 처음으로 2004년 MBC ‘불새’ 이은주 씨 피부에 BB크림을 파운데이션처럼 사용했어요. 이후 2007년 MBC ‘커피프린스’에서 채정안 씨를 담당하며 그녀의 물광 메이크업이 인기를 끌어 대한민국에 베이스 메이크업에 대한 열의가 막강해졌어요. 베이스 메이크업의 역사가 제 뷰티 인생의 발자취나 다름없죠. 그러다 보니 피부에 대한 관심도가 높을 수밖에 없어요. 여성들의 피부가 돋보일 수 있는 방법에 대해 연구하다 스킨케어 브랜드인 ‘리즈케이’와 색조 코스메틱인 ‘잇다’ 론칭까지 이어지게 됐네요.

Q 신부 메이크업으로도 유명하다.
▲ 제가 신부 메이크업을 시작하고 그 시장을 ‘장악했다’고 말하기 부끄럽지 않을 정도로 굉장히 많이 찾아주셨어요. 하루에 많게는 23명까지 해봤어요. 결혼식은 주말에 많지만 주 중에는 웨딩 촬영이 있잖아요. 그래서 평일에도 매일 15명의 손님을 거뜬히 해냈죠. 제가 직접 해드리는 신부님들에게는 절대 메이크업 분업화를 하지 않아요. 베이스, 아이섀도, 속눈썹, 블러셔까지 각각 나눠 케어하는 곳들이 많다고 들었는데 저는 아니에요. 스킨케어부터 마지막 하이라이트까지 다 제가 직접 해요. 제 메이크업에서 가장 우수한 부분이 투명 베이스잖아요. 또 신부님들도 그런 표현을 원해서 오신 손님들이고요. 스킨케어 제품을 발라주는 단계에서부터 피부 결 진단에 들어가요. ‘이 피부는 어떻게 해야 최상의 상태로 만들 수 있다’는 걸 파악하죠. 그리고 출산을 하고 6일만에 다시 숍에 복귀해 신부화장을 했어요. 제 앞으로 예약되어 있는 손님들이 너무 많았거든요. 출산 6일 만에 12명의 손님을 소화했죠. 제 양옆으로 동생들이 부축해줘야 할 만큼 몸 상태가 좋지 않았는데 어쩔 수 없었어요. 그때 정말 손 발목이 뚝뚝 끊기는 것처럼 아팠고 열이 42도까지 펄펄 끓었어요. 그날 예약 손님을 다 받고 나서 병원에 드러누워 해열제를 먹고 링거를 맞았어요. 그렇게 2주를 더 했어요.

Q 그렇게 뷰티 일을 40여 년간 해왔다. 지칠 법도 한데 밝은 웃음에 늘 에너지가 넘쳐 보인다.
▲ 전 스트레스가 뭔지 모를 정도로 이 일이 너무 좋아요. 일이 안 들어오면 초조하고 불안해서 가슴이 뛸 정도죠. 방송국 분장사로 일할 때도 그랬고 지금도 그렇고 뜨거운 엔도르핀이 머리 정수리에서부터 느껴질 만큼 너무 좋아요. 애정이 어느 정도냐면, 제가 30여 년간 하루에 3시간 이상을 자 본 적이 없어요. 처음 메이크업을 시작한 드라마 현장에서는 날밤 새기 일쑤라 5~7일 정도를 꼬박 지새워본 적도 있고, 광고 촬영 일에 집중할 때는 30일 동안 30건의 스케줄이 잡혀있을 정도로 빽빽했어요. 스케줄이 다 끝나고 집에 가면 세수하고 새 옷을 입고 화장을 한 후 소파에 기대 쪽잠을 3시간 정도 잔 후, 바로 현장에 나가는 걸 30년간 했어요. 그런데 제가 2004년도에 아이를 낳으면서부터는 어쩔 수 없이 일정을 조절할 수밖에 없더라고요. 그때 이후로 수면 시간이 조금 늘어났어요. 전 아마 노화가 굉장히 빨리 올 것 같아요. 젊었을 때 잠을 너무 못 자서요. 하하.

Q 그러기엔 피부가 너무 좋다.
▲ 홍보는 아니지만 제 피부의 비결은 리즈케이의 퍼스트씨 세럼이에요. 이 제품을 사용하고서 저는 성형외과나 피부과를 안 갔어요. 저희 건물에 스킨케어 숍이 있는데 제가 원장임에도 거기 가서 누워본 적이 없어요(웃음). 전 아이크림과 퍼스트씨 세럼, 수분 크림 딱 이거 세 가지만 충분히 발라줘요.

Q 트러블이나 흉터가 있는 피부는 결과 윤광을 살리는 메이크업에 도전하기 쉽지 않다. 이런 피부를 가진 사람들에게 메이크업 팁을 주자면.
▲ 피부에 자신 없는 분들은 표현을 매트하게 표현하는 것보다 오히려 글로시하게 표현해주는 게 훨씬 좋아요. 그 광으로 인해 피부가 좋아 보이게 하는 효과가 있거든요. 트러블은 피부 볼 쪽에 많으니 시선을 중앙으로 모아 줘야 해요. 얼굴을 봤을 때, 사람들은 주로 피부의 광을 얼굴 중앙에서 느껴요. T존 부위, 콧날과 콧등, 아래턱까지요. 볼에 난 부분적인 흉터나 트러블 등은 컨실러로 매끈하게 채운 다음 얼굴 중앙은 파운데이션을 아주 퓨어하게 발라서 본래 피부인 것 마냥 투명하고 맑게, 아주 옅게 표현하세요. 그리고 그 위에 워터가 아닌 에센스 스프레이를 수시로 뿌려 피부의 광을 유지해주면 돼요.

Q 수많은 사람들의 아름다움을 표현해왔다. 아름다움을 발견하는 원장님만의 비결도 있겠다.
▲ 전 어려서부터 그림을 그렸어요. 미를 보는 안목이 높은 편이라 생각해요. 저는 이목구비를 보는 게 아니라 이미지를 봐요. 그 사람이 가진 고유의 분위기를 업그레이드해주죠. 장점을 부각시키고 단점은 가리는 게 아니라 보완해요. 그래서인지 여태껏 신부 화장을 하고 컴플레인이 들어온 적이 단 한 번도 없었고, 광고 촬영장에서 우연히 함께 첫 작업을 했다거나 숍 선정을 위해 테스트 메이크업을 받으러 다니는 연예인들 99%는 함께 일하고 싶다며 제게 왔어요.

Q 전인화, 이영애, 김지호 등 어린 시절부터 함께 해온 배우들과 아직도 절친한 사이로 지내더라.
▲ 맞아요. 제가 한 배우와 인연을 맺으면 정말 오래가는 편이에요. 전인화, 채시라, 이영애. 김지호, 오현경 씨와의 우정은 20년도 넘었고, 김남주, 송혜교, 수애와는 10년 넘게 함께 했어요. 제가 그녀들에게 쏟는 사랑과 정성을 그녀들도 느낄 거라 생각해요. 얼마 전에 (송)혜교 결혼식에 가서도 “난 네가 내 조카같아”라고 했더니 혜교도 “저도 원장님이 이모처럼 느껴져요”라고 하더라고요. 실제로 혜교 어머니와 제가 나이 차이가 얼마 나지 않아 친하게 지내기도 했고요. 서로 통하는 그 진심이 참 기뻐요.

Q 직업 특성상 배우들은 예민해질 수밖에 없기에 가끔씩 난처한 경우도 있지 않나.
▲ 제가 배우를 참 좋아해요. 젊었을 때 제 꿈이 배우였던지라 대학도 연극 영화과를 나왔어요. 연기를 배우면서 느낀 게 전 배우로서 적합한 외모가 아니란 생각이 들더군요. 그래서 방송국 분장사로 일하게 됐어요. 제가 대본을 볼 줄 알고, 발성과 호흡법에 대한 지식이 있어 배우들에게 알려줄 수도 있었고, 연습 삼아 함께 대사를 쳐보기에도 어색함이 없었죠. 오현경, 고현정, 옥소리, 김혜리 씨가 배우로 성장할 때 그 옆에 제가 있었어요. 또 캐릭터 분석을 할 줄 알아 제 배우들이 시놉시스를 받으면 저한테 보여주면서 어떨지 봐달라고들 했어요. 그래서 매니저들이 절 참 싫어했어요(웃음). 내가 좋아하는 일, 그 일을 함께 하는 사람들이 곁에 있으니 너무 좋더군요. 제게 의지해주니 나도 기여해야겠다는 책임감도 생기고요.

Q 아직 함께 작업해보지 못한 배우들 중, 메이크업 아티스트로 욕심 가는 얼굴이 있나.
▲ 요즘 어린 배우들이 참 예뻐요. 그리고 다들 각기 다른 매력을 지녔어요. 수지, 김태리. 이성경, 원진아 배우가 참 좋더라고요. 그리고 요즘에는 손예진 씨에게 눈길이 가요. 예전에는 이런 질문을 받으면 아무래도 내 새끼다 보니 어딜 가나 전인화, 이영애, 송혜교, 김태희가 제일 예쁘다고 했어요. 저만의 미인 계보라고 할 수 있죠. 사실 혜교, 태희 씨와 함께 활발히 활동하던 예진 씨도 참 예쁘다 생각했는데 아무래도 팔은 안으로 굽는다고 두 분을 먼저 꼽았죠(웃음). 그런데 이번에 손예진 씨를 또다시 보니 아름다움의 원숙미가 느껴지더라고요. 제가 이렇게 오래 일을 하고 있는데 아직까지 예진 씨와 함께 할 기회가 없었네요. 메이크업 아티스트로서 욕심나는 얼굴이라 아쉽단 생각이 들어요(웃음).

Q 원장님만의 뷰티 철칙은.
▲ 제가 지향하는 메이크업 톤은 엘레강스예요. 우리나라 사람들은 이 단어를 올드하게 생각하는 경향이 있어요. 하지만 베이직한 아름다움을 표현하는 건 엘레강스라 말하고 싶어요. 아름다움의 으뜸은 기품, 품위가 있어 보이는 것이죠. 순수함과 단아함을 좋은 비율로 만들면 귀해 보이는 아름다움, 엘레강스를 드러낼 수 있어요.

Q 뷰티는 트렌드를 이끄는 일이라 감을 잃지 않는 것도 중요한 과제일 것 같다.
▲ 기본적으로 뭐든 많이 보려고 노력해요. 영감은 참 다양한 곳에서 오거든요. 그러다 머릿속에 번개 치듯 번뜩 아이디어가 떠오르면 이미지를 스케치하거나 메모해둬요. 그림을 좋아해 전시회도 많이 보러 다니고 옛날 영화 DVD도 굉장히 많이 소장하고 있어요. 옛날 영화를 보면 10년 주기로 뷰티 트렌드가 다시 돌아오는 걸 느낄 수 있어요. 그래서 50~60년대에 제작된 영화라 할지라도 “와! 저 당시에 지금 유행하는 저런 메이크업을 했었구나. 대단하다”고 감탄하면서 봐요. 그리고 저걸 지금 시대에 어떻게 더 예쁘게 풀어보지 생각해요. 현재 트렌드를 보기 위해 후배들이 방송을 통해 선보이는 메이크업도 많이 보고, 해외 자료, 매거진도 보고 뷰티 유튜브도 많이 찾아봐요.

Q 요즘 뷰티 크리에이터들이 각광받고 있다. 뷰티 초석을 다져온 사람으로서 이런 현상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궁금하다.
▲ 반갑고 흐뭇한 일이에요. 이제는 전문가와 비전문가의 경계가 사라진 것 같아요. SNS를 통해 다양한 콘텐츠를 보면서 신선하다는 생각도 많이 했어요. 사실 대부분의 뷰티 유튜버나 뷰티 블로거들이 현장에서 터득한 지식과 오랜 수련을 통해 전문성을 쌓은 전문가들은 아니잖아요. 그래서 때론 전문가인 제가 보기에 잘못된 부분이나 서툰 점이 가끔씩 보여요. 그런 콘텐츠에 ‘좋아요’나 ‘조회수’가 높은 걸 보면 ‘아, 요즘 대중들의 관심을 사로잡는 메이크업이란 이런 거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 그것만으로도 높은 가치를 부여해주고 싶어요. 더불어, 신선한 발상과 표현력도 좋지만 현재 전문적으로 일하고 있는 전문가들도 존중되어야 이러한 현상이 유행으로 끝나는 게 아니라 정통성을 유지하며 더 발전할 수 있을 거라는 점도 강조하고 싶어요.

Q 연예인 및 신부 메이크업, 뷰티 아카데미, 뷰티 코스메틱 등 다양한 방면으로 오랜 시간 뷰티를 전파하고 있다. 이런 활동에 대한 궁극적인 목표는.
▲ 처음에는 메이크업 학교를 세우는 게 꿈이었어요. 제가 이 업계 선두주자고 리더니까 뷰티 재단을 만들어야겠다는 사명감과 책임감이 있었어요. 그런데 이미 현실화가 됐죠. 뷰티 인력을 양성하는 단일 대학이 있고, 뷰티 메이크업 학과도 있어요. 그래서 지금은 생각이 좀 바뀌었어요. K 뷰티가 전 세계적으로 뻗어나가고 있잖아요. 그 초석에는 저와 함께한 동료들이 있어요. K 뷰티의 아름다움을 만든 사람으로서 저희도 바비브라운처럼 세계적인 메이크업 아티스트 반열에 들고 싶어요. K 뷰티를 잘 다지고 발전시켜서 전 세계적으로 나가야겠단 생각이 들어요. 그건 저라는 사람 자체보다는 제품으로 나가야 한다는 생각이에요. 바비브라운을 보면 에스티로더 그룹이 바비브라운이라는 브랜드를 사며 그녀가 글로벌 아티스트가 됐잖아요. 물론 훌륭한 아티스트지만 당시에 세계 TOP 아티스트는 아니었단 말이죠. 그런데 현재 세계 TOP 메이크업 아티스트는 바비브라운이에요. 그건 유통이 만들어 준 힘이라 생각해요. 그녀처럼 세계적인 화장품 브랜드로 성장하는 것이 제 최종 목표예요.


정수미 sumijung@ / 사진 이재하 ru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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