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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5.25 WED
 
송혜교 “대한민국에서 송혜교로 산다는 건...” (화보+인터뷰)

어둑한 스튜디오에 들어서니 두 줄기 빛이 있다. 한쪽에 달린 조그만 창문을 5월의 햇살이 비집고 들어오는 가운데, 그 건너에 자체 발광 송혜교가 앉아 포즈를 취하고 있다. 송혜교가 신났다. 오랜만의 화보 촬영, 머리를 묶어 올리고 하늘하늘한 드레스를 입고 고혹미가 일품이다. 손과 팔, 목과 귓가엔 화려한 주얼리들이 매달려 반짝이는 중. 이게 과연 송혜교가 뿜는 빛인지, 주얼리가 내는 빛인지, 순간 눈앞이 아득해지는 느낌이다. KBS2 ‘태양의 후예’를 끝내고 앳스타일 카메라 앞에 선 송혜교, 청초했던 ‘강모연’을 벗고 간만에 진한 메이크업과 예쁜 옷을 입으니 기분이 참 좋단다.

 
드레스 질스튜어트 이어링과 링 디올파인주얼리

Q 드라마 끝난 후유증이 있을 거 같다.
▲ 아무래도 사전 제작이다 보니 일반 드라마 끝과는 좀 다른 느낌이 든다. 사실 촬영이 끝났을 때는 별다른 기분이 들지 않더라. 끝난 건지 뭔지.(웃음) 도리어 방송이 끝났을 때 ‘뭔가’ 오더라. 작품 끝낸 공허함이 그제야 몰려왔다. 나도 방송으로 시청하면서 촬영 때가 떠올랐던 건지…. 16회 방송이 끝나니까, 이제 다 끝났구나 싶고. 지금은 여유는 있는데 뭐랄까. 여행을 다녀오기도 했고. 좀 멍하다. 다른 작품을 읽어봐야 하는데 아직은 읽히지 않는다. 좀 더 비워야 할 거 같다. 비우는 시간을 보내고 있다.

 
드레스 살바토레 페라가모 네크리스와 링 드비어스

Q 신드롬급 인기를 모았다. 체감이 좀 달랐을 텐데.
▲ 원래 집에만 붙어 있는 스타일이어서 솔직히 드라마가 인기 있다고 하는데 제대로 실감하지 못했다. 가끔 기사나 댓글 보고, 시청률 수치를 보면서 알았지만 피부로 느끼지는 못했던 거 같다. 요즘 해외로 여행도 가고 프로모션도 가봤더니 많이 실감이 나더라. 팬들이 날 대하는 것도 달라졌다.(웃음) ‘태양의 후예’ 전에는 ‘오, 송혜교네!’ 정도였다면 드라마 이후엔 좀 더 적극적이다. 같이 사진 찍길 원하고 간절해하는 눈빛.

 
재킷과 스커트 펜디 이어링과 브레이슬릿 까르띠에

Q ‘태양의 후예’ 얘길 안 할 수 없다. 스스로 송혜교의 명장면을 꼽는다면?
▲ 강모연이 정말 사랑스럽고 대단하다고 느낀 장면이 있다. 12회에서 유시진(송중기 분)에게 “난 당신과 이런저런 사소한 걸 하고 싶은데”, “나한테 불안해할 권리를 줘요”라고 말하는 장면이 개인적으로 멋지다고 생각했다. 그런 말을 할 수 있다는 게 ‘강모연 참 멋있네’ 싶고. 또 15회에서 사랑하는 남자가 죽었다 생각하고 떠나보냈는데 군 관계자가 내민 비밀 유지 서류에 사인하는 장면. 너무 마음 아프게 찍었다. 촬영 때도 몇 테이크를 갔는데도 계속 감정이 남아 있더라. 1회에서 “군인이면 여친 없겠네요? 빡세서?”라고 받아치던 대목도 좋았다. 대부분 여주인공들은 남자가 호감을 표하면 쑥스러워하거나 새침을 떨지 않나. 강모연은 그렇게 야무지게 받아치는 매력? 그런 다름이 좋았다.

 
드레스 CH 캐롤리나 헤레나 이어링 부쉐론

Q 더 있다. 시청자들 사이에선 애교 장면도 화제가 됐다.
▲ 민망해 죽는 줄 알았다.(웃음) 어릴 때(‘풀하우스’)는 그런 연기들이 민망하진 않았다. 그냥 대본이 주어지는 대로 연기를 했던 거 같다. 이번엔 다르지 않나. 시청자들도 이제 송혜교 나이를 다 아는데. 귀여운 척하면 부담스럽게 볼까 봐 신경 썼다. 나 역시 시청자 입장에서 어떤 작품을 보는데, 애교 연기가 어울리지 않게 과하면 부담스럽게 느낄 때가 있으니까. 어떤 감정 연기보다도 귀여운 척해야 하는 장면에서 고민이 많았던 것 같다.

 
블라우스 랑방 네크리스 티파니

Q 특히 이번 드라마를 함께한 배우들이나 스태프와 어느 때보다 돈독했던 거 같다.
▲ 아무래도 ‘태양의 후예’는 일반 미니 시리즈보다 길었다. 대부분 3개월 정도 찍지 않는데, 이번엔 6개월 넘게 같이했다. 한 달 동안 그리스 촬영을 함께 다녀와서 가까워질 시간이 많았던 거 같다. 6개월 중 분명 각자 다른 타이밍에 지쳐가는 시기가 있었다. 그럴 때 서로가 서로에게 위안이 됐던 것 같다. 출연진도 스태프도 워낙 많아서…. 중기 씨는 중기 씨대로 알파팀 식구들 챙기고 나는 나대로 의료팀 챙기며 지냈다. 얼마 전에도 의료팀 식구들과 모여 ‘치맥’을 먹었는데 또 그 모습을 어떤 외국 팬이 사진 찍어 SNS에 올리셨더라. 팬들은 “강모연 또 치맥 먹냐”, “맨날 치맥이다”는 말도 하던데.(웃음)

 
드레스 살바토레 페라가모 네크리스와 링 드비어스

Q 드라마 속에서도 치맥을 좋아하던데, 실제로 치맥파인가?
▲ 좋다. 치맥이 제일 좋다. 원래 맥주나 와인을 좋아한다. 소주는 잘 못 마신다.

 

Q 그간의 작품들을 살펴보면 비슷한 캐릭터가 거의 없다. 작품을 고를 때 신경 쓰는 부분인가.
▲ 일단 대본을 읽고 내가 재밌어야 하는 게 먼저다. 캐릭터는 사실 조금 겹칠 수밖에 없다. 여자 배우가 할 수 있는 장르나 캐릭터는 한계가 있더라. 그렇다면 캐릭터는 좀 겹치되 큰 그림을 어떻게 그려가는가 하는 게 문제다. 여배우로서는 어쩔 수 없이 사랑 얘기를 다룬 작품들이 많은데 개인적으로는 이번 강모연이나 ‘그들이 사는 세상’의 주준영, ‘그 겨울 바람이 분다’의 오영처럼 자기 주관이 확실한 캐릭터들을 선호하게 됐다. 무작정 남자에게 끌려가거나 주관이 없는 캐릭터들은 매력을 못 느끼겠더라.

 

Q 차기작이 더욱 궁금해진다.
▲ 아직은 백지상태다.(웃음) 몇 편 제안이 오긴 했지만, 아직까지는 새 작품이 읽히지 않는다. 드라마보다는 아무래도 영화를 고르게 되지 않을까. 드라마는 이제 송혜교 하면 떠오르는 작품들이 있기 때문에 더 신중해진다. 흥행작들이 있고 더 기대하는 반응도 있더라. 하지만 아직 영화는 채워가야 할 부분이 많이 남아 있으니까…. 아, 드라마를 다시 한다면 다음엔 꼭 치명적인 멜로 장르를 해보고 싶다. 이뤄질 수 없는 사랑 얘기? 감정을 깊이 몰입할 수밖에 없는 작품을 기다린다.

 

Q SNS 사진이 꾸준히 화제가 된다. ‘태양의 후예’ 이후로 기사도 더 많이 나오고 팬들도 엄청 올리는 거 같더라.
▲ 안 그래도 SNS가 좀 무서워졌다. 원래 SNS를 안 하다가 인스타그램을 처음 해봤다. 더 늦기 전에 팬들과 좀 소통하고 싶다는 생각이었다. 처음엔 주위에서 말리는 사람들도 있었다. 그래도 잘만 이용하면 팬들과 좋은 소통 창구가 될 수 있다는 생각에서 시작했다. 달리 소통할 방법이 많지 않으니까. 그래서 조금씩 해봤는데 팬들이 좋아해주더라.

 

Q 송혜교 SNS를 보면 여행 사진이 종종 보인다. 여행을 꽤 즐기는 거 같다.
▲ 여행은 혼자 가는 것도 좋고 친구랑 가는 것도 좋다. 미국 쪽은 워낙 혼자서도 잘 다닌다. 작품을 끝냈거나 쉴 때 여행하는 게 좋더라. 특히 작품을 막 끝내고 나면 도시는 피하고 자연을 느낄 수 있는 곳으로 가는 편이다. 수영하다가 책도 보다가 낮잠도 자다가 술도 한잔 마실 수 있는 곳. 정신 사나운 곳은 피하게 되더라.

 

Q 기부나 봉사 등 선행으로도 꾸준히 회자되는 배우다. 서경덕 교수와의 여러 협업이 두드러진다. 특별히 이런 활동에 관심 갖는 이유가 있을까?
▲ 모든 분들이 비슷한 마음일 것 같다. 관심도 있고 마음도 있지만 어떻게 하면 도움이 되는 건지 방법을 모르는 경우들이 있다. 저도 잘 몰랐고 그랬기 때문에 서경덕 교수님을 만나 해외 각국에 한국어 안내서를 제공하는 것도 가능했다. 유기견 돌보는 일 같은 경우는 원래 강아지를 좋아하는 데다 주위에 애견인들이 많아서 뭉치게 됐다. 단순히 봉사라기보다는 좋아하는 사람들과 좋은 일을 함께한다는 데 의미가 큰 것 같다. 솔직히 말하면 조용히 하고 싶은 마음이었는데 서경덕 교수님이 워낙 앞장서서 하시는 일이다 보니 같이 알려지게 된 거 같다. 종종 큰일도 아닌데 내가 으스대는 것처럼 보일까 봐 고민할 때도 있다. 나쁜 일을 하는 건 아니니까, 제 모습을 보시고 다른 분들에게도 긍정적인 영향이 미칠 수 있다면 좋겠다.

 

Q 대한민국에서 송혜교로 산다는 건 뭘까?
▲ 송혜교로 사는 게, 일상에선 참 다를 게 없다. 작품하지 않고 일 안 할 때는 나 역시 집에서 산발로 먹고 자고….(웃음) 일반 여성들과 다르다면 송혜교이기 때문에 식당에서 음식 서비스도 나오고 값을 좀 깎아주시는 것?(웃음) 또 많은 사람들이 알아봐주는 것이겠지. 많은 분들이 알아보고 좋아해주는 게 불편하진 않다. 그게 힘들다면 이 일을 하면 안 되는 것 아닐까. 오히려 어느 날, 사람들이 날 알아보지 못하는 날이 온다면 더 슬플 거 같은데…. 나를 향한 비난도, 칭찬도 이젠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있다. 보는 사람에 따라, 생각하기에 따라 다르다고.

 

Q 어느덧 데뷔 20주년이 됐더라. 감상이 있을까.
▲ 20주년이라, 그러면 내가 너무 나이 들어 보인다.(웃음) 중학교 3학년에서 고등학교 1학년이 되던 때 이 일을 시작했다. 사실 그렇게 시간이 흐른 줄 모르고 있었는데, 얼마 전에 중국 매체에서 ‘송혜교의 20주년’이라는 콘셉트로 기사를 썼더라. 그걸 보고 알았다. 누구나 자기 나이를 까먹고 살지 않나? 나이를 먹는 것, 연차가 쌓이는 것을 민감하게 생각하지 않는다. 어렸을 때는 연기가 하도 어려우니까, 나이를 먹으면 연기가 좀 쉬워지려나 생각해보기도 했는데. 지금도 연기는 어렵다.(웃음) 그저 한 작품, 인연을 만날 때마다 잘 끝내자는 심정으로 여기까지 왔다. 20주년에 큰 의미를 부여하고 싶진 않다.

Q 참 지겨운 질문이겠지만, 불변의 미모는 어떻게 관리하나?
▲ 불변이라니…. 이젠 나이 들어가는 티가 난다. 최근에 집에서 쉬면서 ‘풀하우스’도 보고 ‘그들이 사는 세상’도 보고 ‘그 겨울 바람이 분다’도 다시 봤다. 그동안 종종 기사 같은 데 나오는 스틸로 내 모습을 보면 그냥 그런가 보다 했는데, 드라마를 제대로 보니까 얼굴이 달라졌더라.

Q 에이, 겸손한 말씀. 실제로 보니 더 날렵한 몸매다.
▲ 몸무게는 ‘풀하우스’ 때보다 덜 나가는데도 이제 ‘나잇살’이라는 게 붙더라.(웃음) 예전에 입었던 옷을 지금 입으면, 확실히 다르다. 좀 더 어릴 때는 조금 통통해도 라인이 괜찮았다면 지금은 쓸데없는 군살이 붙어 느낌이 다르다.

Q 먹는 대로 살이 찌는 체질일까, 관리를 꾸준히 하나?
▲ 먹으면 찐다. 작품 할 때나 그럴 때 마음 먹고 관리하는 거다.(웃음) 완전 한식을 좋아하는 체질이고 탄수화물을 좋아한다. 삼시 세끼 꼭 챙겨 먹는 스타일이기도 하고. 밥을 굶으면 일을 못한다. 그나마 다행인 건 군것질을 안 한다는 것? 끼니는 꼭 챙겨 먹으려 하지만 그 외 다른 과자나 간식을 하지 않는다.

Q 팬들에게 전하고픈 말이 있다면.
▲ 너무 오래된 팬들이 있다. 내겐 너무 고마운 분들. ‘가을동화’ 때부터 지금까지 내가 어떤 선택을 하든 믿고 응원하고 따라와준 분들께 감사한다. 앞으로도 지금껏 그래왔던 것처럼 내가 어떤 결정을 하든 어떤 일에 놓이든 믿어줬으면 좋겠고.

Q 남은 호기심, 아무래도 남자 팬이 더 많겠지?
▲ 아휴, 아니더라. 여자 팬들이 훨씬 더 많다. 솔직히 남자 팬들이 더 좋지.(웃음) 팬미팅 가보면 90%가 여성분들이고 간혹 남성 팬들이 구석에 위축돼 조용히 앉아 있다. 그런데 ‘태양의 후예’ 하고 나니 좀 달라지는 것 같기도? 초등학생 1, 2학년 어린 팬들도 제법 생겼다. 어린아이가 사인해 달라고 기다리는 모습이 너무 반갑고 좋다.


에디터 김두리 인터뷰 윤가이 포토그래퍼 최랄라 비하인드 포토그래퍼 안성후 스타일리스트 김현경 헤어 이혜영 메이크업 안성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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