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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12.29 MON
 
홍진호 “기욤 패트리 잘 돼서 기뻐”

[글 김소정 기자 / 사진 정유진 기자]

‘폭풍저그’ 홍진호(32). 사람들은 그를 한 때 스타크래프트 1(이하 스타1) 저그의 최고였으나 수많은 결승전 진출에도 단 한번의 정규 우승 트로피를 받지 못했던 불운의 2인자로 기억한다. 그러나 ‘2등도 많이 하면 기억하더라고요’라는 말을 남긴 그는 한 시대를 풍미했던 프로게이머이자 e스포츠의 황금기 동안 긴 전성기를 누린 선수 중 하나로 손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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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수칠 때 떠난 홍진호는 2년간의 공백기 끝에 tvN <더 지니어스 1: 게임의 법칙>에 출연했다. 프로게이머 시절 그가 보여줬던 깨끗한 승부근성과 화끈한 플레이는 브라운관에 그대로 전해져 시청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았고, tvN <더 지니어스 1 : 게임의 법칙>우승을 통해 그 동안 묵혀왔던 2인자 징크스를 말끔히 날려버렸다.

이후 솔직하고 재치 있는 입담으로 각종 예능 프로그램에 고정 출연하며 어엿한 방송인으로서의 삶과 동시에 전, 현직 프로게이머를 위한 회사까지 설립해 누구보다 바쁘게 살고 있는 홍진호. 영원할 줄 알았던 스타1의 ‘2인자’라는 꼬리표를 떼고 예능인, CEO, 연기자 도전까지 제 2의 인생을 살고 있는 그를 만났다.

Q 뜻하지 않게 인터뷰가 카페 2층, 오후 2시에 진행됐다. 안 물어 볼 수 없다. 홍진호에게 숫자 ‘2’란?
▲ 지금은 웃으면서 말하지만 사실 선수생활, 은퇴 직후까지는 '2인자'라는 틀 안에 갇혀 있었어요. 그러다 은퇴 후 우연치 않게 방송을 시작하게 됐고 시청자분들이 '2인자'라는 캐릭터를 재미있게 봐주셔서 저 역시 긍정적으로 생각하게 되더라고요. 이제 ‘2’에 대한 트라우마는 완전히 벗었어요.

Q 2015년 1월에 열릴 '스타1 리그'를 직접 주관한다.
▲ 스타리그 개최는 예전 선수생활 시절부터 꿈이었어요. 사실 은퇴 후 리그를 열고 싶었지만 제 영향력이 약해 선뜻 나설 수 없었어요. 그러다 제가 방송을 시작하면서 인지도가 높아지고 '콩두컴퍼니'라는 게임 관련 회사를 차리게 되면서 드디어 리그를 열게 됐네요.

Q '콩두컴퍼니'는 어떤 회사인가?
▲ 프로그래머이자 해커인 이두희 씨와 친한 후배 2명이 함께 만든 e스포츠 에이전트예요. 주로 하는 일은 프로게이머 중심으로 매니지먼트를 구축해 현역 및 은퇴한 선수들을 관리하고 있어요. 또 아프리카TV에 방송을 하고 있는 게이머 후배들에게 광고를 붙여주거나 게임 제작도 함께 하고 있고요. 그냥 게임에 관한 다양한 일을 한다고 보시면 될 것 같네요.

Q 회사를 세운 궁극적인 이유는 무엇인가?
▲ 열악한 게임계에 한줄기 빛이 되고 싶었어요. 많은 사람들이 프로게이머라는 직업을 선호하지만100명 중 상위 10명만 살아남고 나머지는 사라지는 게 여기 현실이거든요. 소리 소문 없이 사라지는 선수들에게 희망이 되고 싶었어요. 그들에게 게임을 계속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해주고 지속적인 관리도 해주며 은퇴 후에도 자신의 능력을 펼칠 수 있도록 도와주고 싶어 회사를 차렸죠.

Q 그렇다면 왜 하필 스타1 인가?
▲ 올해 6월 '콩두컴퍼니'를 통해 '스타즈리그'라는 스타1 이벤트 매치를 열었는데요. 당시 리그를 진행하면서 아직도 많은 분들이 스타1을 그리워한다는 걸 느꼈어요. 그 분들에게 다시 한번 그때의 추억을 되살려 주고 싶어 스타1을 선택했어요.

Q 스타리그 출전 계획은 없나? '폭풍저그' 홍진호가 그립다.
▲ 아직 계획은 없어요. 제가 올드게이머로 출전하면 예전의 추억을 회상할 수 있어 좋겠지만 아마게임 퀄리티는 떨어질 거예요. 아무래도 현역에 있는 친구들이 게임을 훨씬 잘 하니 그들의 경기가 더 재미있지 않을까요? 아마 결승전 이벤트 매치로는 참가해도 정식 리그 출전은 하지 않을 것 같아요.

Q 몇 년간 e스포츠 내 승부조작 사건이 많았다. 게이머로 활동 중 승부조작 제의는 없었나?
▲ 예전에 이메일로 몇 번 제안이 온 적은 있었는데 그 당시엔 제가 스팸 메일인줄 알고 다 휴지통에 버렸어요. 아마 읽었어도 제안을 받아들이진 않았겠지만요. 제 군복무 시절 김택용 선수와 경기를 한 적이 있었는데요. 이 날의 경기를 ’620대첩’이라 불러요. 그 당시 저는 연패를 하고 있었고 김택용 선수는 승승장구 하고 있었어요. 당연히 많은 분들이 김택용 선수가 승리 할거라 예상했는데 그 예상을 깨고 제가 승리하게 됐죠. 그 날 메일함을 보니 ‘김택용한테 배팅했는데 왜 너가 이기냐’라는 욕설 메일이 수 백통이 왔더라고요. 그 때 승부조작 문제에 대한 심각성을 느꼈죠.

Q 스베누 대표이자 BJ 소닉 황효진 대표와 게임 채널 온게임넷이 손잡았다. 향후 게임 방송사와 함께 스타리그를 주최할 계획은 없나?
▲ 지금은 ㈜모나와 헝그리앱과 일을 하고 있지만 나중에는 얼마든지 방송사와 함께 리그를 개최할 생각이 있어요.

Q 올해 스캔들이 많았다. 차유람, 최정문, 홍진영, 레이디제인까지 비결이 뭔가?
▲ 제 성격이 남녀노소 불문하고 사람들이랑 친하게 지내는걸 좋아하는 편인데 방송을 하는 분들이 대부분 외향적이고 친근해 저랑 성격이 잘 맞더라고요. 같이 수다 떨면서 친해지고 그러다 자연스럽게 스킨십을 하다 보니 일이 이렇게까지 됐네요. 사실 제 스캔들이 이슈가 되고 화제가 되니깐 방송 자체 내에서 저랑 엮는 부분도 없지 않아 있어요. 그래서 지금은 자제하고 있어요. 사실 썸을 10개는 더 만들 수 있었는데..(웃음)

Q 위에 언급된 분들 중 이성적인 감정을 느낀 적은 없나?
▲ 그런 적은 거의 없어요. 애들이 유쾌하고 활발해서 같이 친한 오빠 동생으로 어울릴 뿐이지 그 이상은 없어요.

Q 지금 만나고 있는 사람은?
▲ 없어요.

Q 이두희 씨를 그만 만나야 되는 거 아닌가?
▲ (발끈)이런 말 참 많이 들어요. 올해 초부터 제 삶에 (이)두희가 늘 존재했어요. 그 친구가 사글사글하고 부지런해서 제가 언제든지 부르면 오더라고요.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늘 밥도 같이 먹고 영화 보는 사이가 됐네요. 아마 올해 영화 80%를 두희랑 봤을 거예요. 너무 만난 것 같아서 2달 전부터 두희랑 잘 안 만나요.(웃음)

Q 결혼도 생각할 나이다. 임요환을 보면 김가연의 내조가 부럽지 않나?
▲ 일단 (임)요환이 형이 좋은 사람을 만난 것 같아서 너무 기쁘지만 부러운 감정은 별로 없어요. 단지 (임)요환이 형이 행복하게 잘 살고 있어서 다행일 뿐이에요. 저는 어린 나이에 혼자 독립해서 남한테 의지하거나, 같이 한다는 게 어색하고 불편해요. 그리고 결혼이 아직 급하진 않고요.

Q 게임, 방송을 안 했으면 지금쯤 뭘 하고 있을 것 같나?
▲ 학창시절에 저는 특별한 꿈이 없었어요. 그래서 고등학교 졸업하자마자 군대를 가려고 했었어요. 그런데 게임을 시작하게 되면서 일찍이 프로게이머의 삶을 살았죠. 그런데 아마 제가 프로게이머가 되지 않았더라도 일반적인 직장을 다니면서 무난한 삶을 살진 않았을 것 같아요. 승부, 경쟁을 워낙 좋아해서 독특한 분야에서 일했을 거예요.

Q 훗날 자식이 게이머가 된다고 한다면
▲ (발끈)죽일 거다. (숨을 고르고) 일단 많은 이야기를 해 볼 거예요. 많은 사람들이 착각하는 게 게이머가 재미있는 게임을 매일 하기 때문에 좋은 직업이라고 생각하는데 실상 게이머라는 직업은 얻는 것 보다 잃는 게 더 많아요. 훗날 게임계 상황이 괜찮고 제 자식의 의지가 충만하다면 생각은 해보겠지만 안 했음 좋겠어요.

Q 20대에는 프로게이머에서 감독으로 30대에는 방송인의 삶을 살고 있다. 어떤가?
▲ 제가 잘 하고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방송이 너무 재미있어요. 제가 2011년에 은퇴를 했는데요. 당시 저는 은퇴할 시점도 아니었고 그 동안 쌓아온 커리어로 좋은 곳에서 일할 수 있었어요. 그런데 그런 제의를 다 무시하고 게임계를 나온 이유는 ‘새로운 것을 해보고 싶다’라는 이유 하나였어요. 그러다 우연치 않게 방송 섭외가 들어왔고 자연스럽게 시작하게 됐죠. 지금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고 하나하나 배워가는 게 정말 좋아요.

Q MBC 일일드라마 <압구정백야>에도 깜짝 출연했다.
▲ 갑자기 연락이 왔어요. 정말 우연히 출연한 거예요. 절 알고 섭외한 건지 모르겠지만 한 번 출연하고 또 불러주시더라고요(웃음) 저같이 어설픈 캐릭터를 원하신 건가? 잘 모르겠어요.

Q 드라마 출연 후 제 2의 장수원이는 평이 많았다.
▲ 그 평을 보고 충격에 빠졌었어요. 사실 기대보다 좋은 결과가 나올 줄 알았거든요.(웃음) 그런데 이젠 더 이상 제2의 누구 보다 제 1의 홍진호가 되고 싶어요. 제2의 누구는 싫네요.

Q tvN 신년특별기획 <미생물>은 섭외 안 왔나?
▲ 기다렸는데 안 왔어요.

Q 연기자로 활동할 생각 있나?
▲ 해보고 싶어요. 극 상 저와 어울리는 캐릭터가 필요해서 저를 원하신다면 가리지 않고 다 해보고 싶어요.

Q 가수는 어떤가.
(단호) 노래와 춤은 절대 안 할 거예요.

Q 프로게이머 출신 기욤 패트리가 최근 예능에서 맹활약 중이다. 예능 선배로서 볼 때 어떤가?
▲ 잘 돼서 기쁘죠. 예전에 같이 게임을 했던 친구라 더 좋아요. 지금도 연락하고 지내면서 서로 격려해줘요. 이렇게 프로게이머 출신 친구들이 방송에서 주목을 받으면 게임이 대중들에게 자연스럽게 연결되는 것 같아 뿌듯해요.

Q tvN <더 지니어스 3: 블랙가넷> 10회에 게스트로 출연해 또 우승했다. 이 프로그램에 최적화된 인물 같다.
▲ 이런 말을 들으면 참 감사해요. 과거 프로게이머라는 제 경력을 같이 평가 받는 기분이거든요.

Q 상금으로 받은 1,000만원은 어디에 썼나?
▲ 아직 입금이 안됐어요.

Q 홍진호, 이상민을 거쳐 tvN <더 지니어스 3: 블랙가넷> 우승자는 장동민이다. 이상민, 장동민에 대한 생각이 궁금하다.
▲ 우선 (이)상민이 형은 분석을 잘하는 타입이라기 보다는 센스가 굉장히 좋아요. 상민이 형이 말하는 ‘촉’이랄까? 남들은 어떠한 문제가 있으면 분석하고 풀려고 하는데 형은 촉으로 그냥 찍어요. 그런데 나중에 보면 신기하게도 그게 정답이에요. 많은 일을 겪어서 그런지 말도 잘하고 흐름을 잘 읽는 편이고요. (장)동민이 형은 상상 이상이에요. 스펙이 없다 뿐이지 머리가 잘 돌아가고 이해를 잘해요. 또 개그맨이다 보니 이야기도 자신 있게 하고 사람들을 잘 이끄는 편이에요. 특히 이번 시즌에는 (장)동민이 형 추종자들이 많았어요. 저는 누구와 편을 먹기 보다는 제 스스로 풀어가는 스타일이고요. 지금 보니 다들 개개인마다 특징이 있네요. 누가 정답이고 틀린 건 없는 것 같아요.

Q 만약 tvN <더 지니어스 4>에 출연제의가 들어온다면?
▲ 당연하죠.

Q tvN <더 지니어스>에서 보면 판을 읽는 능력이 뛰어나다. tvN <미생>의 ‘장그래’처럼 직장 생활도 잘 했을 것 같다.
▲ 제 생각도 그래요. 저도 워낙 많은 일을 겪었고 나름대로 사람들을 잘 파악하고 눈치가 빠르다고 생각하거든요. 지금까지의 경험을 통해 직장생활을 한다면 잘하지 않았을까요?

Q tvN <더지니어스 1: 게임의 법칙> 7회전에서 보여준 '오픈, 패스'는 시즌 통틀어 레전드로 기억된다.
▲ 뿌듯하네요. 사실 정말 운이 좋았던 게 그 게임이 혼자 할 수 있는 게임이기 때문에 가능했던 거거든요. 그래서 죽기살기로 했어요. 제가 그 결과를 만들어냈을 때 분위기, 사람들의 표정을 아직도 잊을 수 없어요. 제 생각이 맞았다는 게 증명되는 순간 정말 벅차더라고요.

Q 본인이 생각했을 때 tvN <더 지니어스>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경기는?
▲ tvN <더 지니어스 1: 게임의 법칙> 4강경기에서 인피니트 성규랑 데스매치 갔을 때요. 그 게임이 전략 윷놀이라는 게임이었는데요. 방송에는 많이 나오지 않았는데 경기를 3시간동안 했어요. 성규도 게임을 잘하고 머리를 잘 쓰는 친구라 정말 힘들었어요. 여러 회차 중 가장 힘들고 치열해서 제일 기억에 남네요.

Q tvN <더 지니어스 2: 룰 브레이커>는 연예인 연합으로 폐지 논란까지 벌어졌다. 당시 심경은 어땠나?
▲ tvN <더 지니어스>는 방송을 미리 찍어놓거든요. 그래서 출연자들은 방송 후 반응을 기다리는 입장인데 그 당시 시청자들의 반응이 예상과 달라 놀랐어요. 다들 욕도 많이 먹으니 방송 후 게임 참여에는 다들 소극적이더라고요.

Q tvN <더 지니어스>를 보면 인간의 본성이 적나라하게 드러난다.
▲ 누구나 있는 감정이잖아요. 그러한 본성이 튀어나와야 tvN <더 지니어스>에 어울린다고 생각해요.

Q 홍진호에게 tvN <더 지니어스>란?
▲ 은혜로운 프로그램이죠. 방송을 시작하게 해준 프로그램이고 그 안에서 제가 더 클 수 있었어요. PD 형들과 관계자 분들에게도 고맙게 생각하고요.

Q tvN <더 지니어스>에서 활약을 통해 프로게이머에 대한 인식을 바꿔놨다.
▲ 감사합니다. ‘게임은 매니아들만 즐기는 문화’라는 선입견이 있잖아요. 저는 항상 게임에 종사하는 친구들이 어떻게 하면 대중들에게 가까이 갈 수 있을지 고민했거든요. 어린 친구들은 게이머라는 직업을 좋아하지만 어른들은 아직 곱지 않은 시선으로 바라보세요. 이러한 상황 속에서 제가 tvN <더 지니어스 1: 게임의 법칙>에 우승을 하게 됐고 많은 어르신 분들이 ‘프로게이머가 머리도 좋고 능력도 좋구나’라고 생각해주시더라고요. 게임에 대한 기본적인 인식이 바뀌는 데에 어느 정도 일조했다고 생각해요.

Q 2015년 목표는?
▲ 2014년에는 분에 넘치는 사랑을 받았어요. 그만큼 제가 보답할 수 있는 한 해가 됐으면 좋겠네요.

인터뷰 김소정 사진 정유진 장소 비워두기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 34-105) 02-795-9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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