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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12.27 FRI
 
[인터뷰]공유, 부드러움과 섹시함 대신 섬뜩함과 냉철함으로 대변신

명불허전 이게 공유다
누가 이 남자에게 변신을 허락한 걸까? 달콤한 로코킹으로 스크린과 브라운관을 공유앓이로 흔들었던 그가 이번엔 식스팩에 스산한 눈빛으로 돌아왔다. 범접할 수 없는 부드러움과 섹시함 대신 섬뜩함과 냉철함이 감도는 북한 공작요원 지동철이 된 것이다. 기대하지 않아도 늘 기대 이상을 보여줬던 여심 종결자. 이 남자의 변신은 이번에도 명불허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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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을 제안받았을 때 처음엔 거절했어요. 이유는 내가 이 큰 작품을 짊어질 수 있는 자격이 될까 하는 생각이 컸기 때문이었죠.”


Q. <용의자> 개봉이 코앞으로 다가왔다. 기분이 어떤가.
A. 하루하루가 긴장되고 설렌다. 감독님 말을 빌리면 심장이 쫀득쫀득해진다고 할까? 걱정 반 기대 반이다.

Q. 공유의 액션, 여기에 100억 대작. 자신에게도 굉장한 도전이었을 것 같다.
A. 맞다. <용의자>는 정말 큰 도전이었다. 작품을 제안받았을 때 처음엔 거절했다. 이유는 내가 이 큰 작품을 짊어질 수 있는 자격이 될까 하는 생각 때문이었다. 또 하나는 비슷비슷한 액션 영화에 대한 편견을 갖고 있어서였다. 그 편견을 원신연 감독님이 깨주셨다.

Q. 감독님의 설득이 통한 것인가. 
A. 내가 사실 출연 번복이라는 걸 잘 하지 않는데 그걸 뒤집을 만큼 감독님의 이야기가 진정성 있게 다가왔다. 감독님이 적극적으로 프러포즈도 했었지만 <구타유발자들>을 보면서 언젠가는 감독님과 작품을 꼭 해보고 싶었다. 감독님은 <용의자>가 절대 액션만 보여주는 작품이 아니라고 했다. ‘액션이라는 장르는 맞지만 화려한 비주얼에 치중하지 않고 진짜 관객들에게 전달하고 싶은 것은 스토리’라는 말을 하셨다. 그게 마음에 와 닿았던 것 같다. 그리고 그 믿음을 촬영 내내 유지해주셨다. 그 때문에 매 순간 고되고 힘들었지만 감사한 마음으로 촬영했다. 첫발을 들인 액션 연기에서 좋은 캡틴을 만나 한 수 배운 느낌이 든다.

Q. 공유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는 아무래도 부드러움이다. <용의자>의 선택은 이미지 변화에 대한 고민 때문인가.
A. 작품을 선택할 때 ‘나 지금 이런 이미지가 고착화돼 있지? 그러니까 이번엔 이걸 해봐야겠네’라고 생각하면서 결정짓지는 않는다.  화려한 액션이나 이미지 변신만을 생각했다면 굳이 <용의자>를 선택하진 않았을 거다. 이 작품은 배우로서 욕심나는 작품이라 선택한 거고 한 살이라도 어렸을 때 선택해서 잘했단 생각이 든다.(웃음)

Q. <용의자> 지동철은 북한 간첩이다. 액션뿐 아니라 캐릭터적으로도 신경 쓴 게 있나?
A. 솔직히 말하면 전에 찍었던 영화들에 비해 생각 없이 연기를 했다. 냉철한 지동철이 되기 위해 가장 좋은 방법이라는 생각이 들어서다. 실질적으로 고민한 부분은 사투리다. 관객들을 아주 배제할 수 없지만 만드는 사람들 입장에서는 디테일을 따져야 했다. 지동철은 간첩이 아니라 간첩 활동을 한 귀순자로 현재는 대리운전 기사다. 여러 간첩 소재 영화들처럼 현직 간첩이 남파한 게 아니라 전직 요원이었다는 뜻이다. 출발점 자체가 다르기 때문에 말투부터 다른 캐릭터를 만들어내야 했다. 

Q. 촬영이 길어진 만큼 공유의 얼굴은 거의 볼 수 없었다. 장기전에 대한 어려움은 없었나.
A. 마라톤 촬영이라고 해야 할까? 체력 소모가 상당했다. 입버릇처럼 하는 말인데 한 살이라도 젊을 때 해서 정말 다행이다.(웃음) 영화를 찍는 동안 <용의자>에 몰두하고 매달릴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속된 말로 헛짓거리 하다가 다치거나 몸이 상하면 그건 곧바로 영화에 지장을 주기 때문이었다. 촬영이 장기전으로 갈수록 내가 무너지면 회차가 늘어나고 수많은 스태프는 나 하나 때문에 기다려야 한다는 생각에 외형적인 몸 관리보다는 체력을 기르기 위해 꾸준히 운동했다.

Q. 운동의 결과는 상체 노출 스틸 컷으로 화제를 낳았다.
A. 확실히 기대해도 좋다.(웃음) 몸매를 만들 수밖에 없는, 운동을 안 하려야 안 할 수가 없는 시나리오였다. 지문만 보면 누구라도 헬스장에 달려갔을 것이다.(웃음) 공개된 스틸 컷은 지동철을 설명하는 몽타주 신이다. 3퍼센트라는 치열한 경쟁률을 뚫고 최정예 특수요원이 돼야 하기 때문에 처절해야 했고 그만큼 얼굴도 망가져야 했다. 솔직히 난 조금 더 퀭하게 분장도 하고 얼굴 살도 더 빼고 싶었는데 주변에서 몽타주 신은 전체 영화의 1퍼센트 분량이라며 만류했다. 좀 더 세게 보여주지 못한 점이 아쉽다. 이 장면에 개인적으로 집착한 이유는 살짝 지나가는 이미지 컷 하나로 지동철이라는 인물이 설명되기 때문이었다. 뒤에 펼쳐지는 지동철 액션을 합리화해주는 중요한 신이기도 했고. 그래서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장면이기도 하다.

Q. 그 모습은 영화 속에서 여심을 흔들 한 방이라는 건가?
A. 내 입으로 말하긴 좀 그렇지만 여성 팬들에게는 몇 초간의 서비스는 되지 않을까 싶다.(웃음) 예고편으로조차 사용할 수 없는 장면이고 오로지 영화를 통해서만 볼 수 있는 컷이다. 프리프로덕션 단계에서 감독님이 “공유 씨, 이 순간 관객들의 숨이 멎었으면 좋겠다”는 말을 했다. 온 힘을 다해 찍었고 촬영 후 거의 기절한 상태로 집에 돌아갔다. 눈에서 피가 나올 것 같다는 느낌이 들 정도로 핏발이 섰던 신이다.(웃음)

Q. 해외 로케이션은 어땠나. 특별히 에피소드가 있나?
A. 한마디로 말하면 놀라움의 연속이었다. 가장 놀랐던 점은 푸에르토리코 현지 사람들이 날 알아보고 응원해주셨다는 거다. ‘중남미에서 누가 관심이나 갖겠어’라고 생각했는데 해도 안 뜬 시각부터 내가 촬영한 광고 속 사진이 프린트된 티셔츠를 맞춰 입고 인형에 내 사진까지 붙여 촬영장에 왔더라. 촬영 장소가 관광지였는데 점심시간이 지나니까 엄청난 사람들이 몰려들어 모두가 당황했던 기억이 난다.
 
Q. 중남미에서 어떻게 알려지게 된 건가.
A. 드라마 <커피프린스 1호점>부터 영화 <도가니>까지 VOD로 다 봤다고 하더라. 진짜 신기했다. 현장에 온 팬들이 어눌한 한국말로 “사랑해요, 결혼해줘요”라고 말하는데 나도 모르게 기분이 들떴다. 남미 쪽 감성이 우리와 비슷해서 한국 드라마나 영화의 감성 코드가 그들과 잘 맞아떨어진다고 하더라. 그곳에 있는 동안 한국 배우라는 자부심이 느껴져 행복했다.   
 
Q. 현지 스태프들도 깜짝 놀랐을 것 같은데.
A. 푸에르토리코 현지 프로덕션은  <블랙스완> 같은 할리우드의 유명 작품을 많이 제작한 회사다. 대표님이 여자였는데 기분 좋으라고 한 말이겠지만 “조니 뎁, 제니퍼 로페즈도 이곳에 왔었는데 이처럼 열광적 환호는 없었다”고 했다. 또 내가 계속 얼떨떨해했더니 “왜 그래, 알고 보면 세상은 좁아”라는 말도 했다. 크게 와 닿은 말이었다. 미국 스턴트 팀도 그쪽에서는 정말 유명했는데 사진에 악수 요청까지 하면서 “SNS 하느냐. 한국 가면 연락해도 되느냐”고 관심을 보였다. 한류의 힘이 참 대단하더라.
 
Q. <용의자> 홍보를 하다 최근에는 여대가 발칵 뒤집혔다던데.
A. 이런 홍보가 처음이라 낯설기도 하고 좋기도 하고 고맙기도 하고 아무튼 묘한 기분이었다. 스무 살 학생들이 아저씨뻘인 내게 ‘오빠’라고 불러줘서 감사했고 특히 서울여자대학교는 어머니 모교라 느낌이 남달랐다. 그 때문에 예쁜 동생들이라는 생각으로 정말 사심 없이 꽉 안아줬다.(웃음) 판에 박힌 홍보라기보다는 실제로 팬들과 만나는 이벤트 같은 홍보였다. 
 
Q. 공유의 <런닝맨> 출연이라니, 예상치 못했다.
A. 나도 내가 <런닝맨>에 나갈 줄은 꿈에도 생각지 못했다. 진짜 재미있었는데 그만큼 힘들었다. 오전 6시 30분에 집에서 나가 자정에 퇴근했다. 새삼 <런닝맨> 고정 패널들이 대단하게 느껴졌다. 유재석 씨가 담배를 끊었다고 했는데 그 이유도 확실히 알았다. 체력 소모가 상상 이상이더라. 액션 영화를 찍은 나도 헉헉대는데 그들은 그 안에서 웃음까지 잃지 않는다. ‘예능 프로그램을 볼 때 함부로 보면 안 되겠다, 쉽게 채널을 돌리면 안 되겠다’라는 생각을 들게 한 출연이었다. 그리고 직접 해보니까 정말 리얼 그 자체였다. 김종국 씨는 입술이 터졌고 난 이마랑 코에 멍이 들었다. 나에겐 신세계였다. 
 
Q. 공식 질문 하나. 30대 중반이다. 연애와 결혼, 안 하나?
A. 최근 4대 공공재라는 말을 들었다. 연예계 솔로 남자 배우에 나랑 강동원, 소지섭, 현빈 씨가 포함돼 있더라.(웃음) 나이 때문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연애에 점점 무뎌지는 것은 사실이다. 혼자 있는 것에 익숙해지고 있다. 게다가 난 누굴 찾아다닐 만큼 능동적인 사람이 아니다. 어렸을 땐 괜한 호기심에 찔러라도 봤는데 지금은 완벽히 수동적인 인간이 됐다. 인연은 자연스럽게 맺어지는 거라 생각한다. 얼마 전 집에서 선 얘기가 나와 깜짝 놀랐다.(웃음) 어떤 계획을 세웠다거나 ‘이쯤엔 꼭 결혼을 해야 해’라고 시기를 정해놓진 않아서 아직 마음만은 여유롭다.(웃음)
 
Q. <용의자>가 전도연 <집으로 가는 길>, 송강호 <변호인>과 나란히 걸린다. 
A. 왜 하필! 거짓말이 아니라 송강호, 전도연 선배님은 내가 가장 좋아하는 배우다. 한편으로는 내 영화는 물론 두 영화 모두 정말 보고 싶고 다 잘됐으면 좋겠다. 영화를 사랑하는 관객이라면 12월은 꽤 신나는 달이 되지 않을까 싶다. 다 봐주면 좋겠다.
 
Q. <용의자> 관객들이 어떻게 봐주길 원하나.
A. 동정에 호소하고 싶지는 않다. 이런 액션 첩보물은 <본 시리즈> 전과 후로 나뉜다. <본 시리즈>와 비교당하는 건 영광스러운 일이지만 한국 영화 시장 안에서 맷 데이먼 출연료의 반값도 안 되는 제작비로 만든 작품이라는 것을 생각하면 우리 영화는 독립영화에 가깝다. “저거 본 시리즈에서 다 봤던 건데?”라고 말하면 할 말 없다. 이런저런 핑계와 구질구질한 호소는 악영향만 끼칠 것 같다. 우리만의 방식과 우리만의 정서만 느껴도 행복할 것 같다. 색안경 끼지 않고 영화를 봐줬으면 좋겠다.


INTERVIEW 조연경 Stylist 이현정 Hair & makeup 임미정(아우라 뷰티) 장소협찬 스튜디오M Assistant 권혜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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