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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1.02 WED
 
연예계 의외의 인맥① 배우 진구 & 포토그래퍼 김영준

Dear MY FRIEND

아리스토텔레스는 ‘친구란 두 신체에 깃든 하나의 영혼’이라 했다. 스타일도 성격도 제각각이지만 누구보다 돈독한 우정을 자랑하는 친구들을 만났다. 그들과 나눈 유쾌한 수다. EDITOR 김루비

배우 진구 & 포토그래퍼 김영준
흥행 고공 행진을 기록하고 있는 영화 <26년>의 히어로 진구가 동갑내기 친구인 포토그래퍼 김영준의 전화 한 통에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한걸음에 달려왔다. 두 남자의 허물없는 대화를 듣는 내내 진한 소주 한잔이 떠올랐다.



알고 지낸 지 얼마나 됐나요?
영준 처음 본 건 3년 전. 우리 화보 촬영으로 만났었지? 진구 (휴대폰 사진을 보여주며) 그때 촬영한 컷들이에요. 저를 이렇게 멋지게 찍어줬어요. 나중에 크게 프린트한 사진도 주더라고요. 영준 제가 평소에 좋아했거든요. 연기를 워낙 잘하는 친구니까.

3년 전 서로의 첫인상은 어땠어요?
영준 어색하게 인사를 했던 것 같은데. 연기 잘하는 배우라는 걸 이미 알고 있어서 촬영이 기대됐어요. 진구 저는 평소 잡지를 즐겨 보는 편이라 가끔 특집으로 우리나라 사직작가들이 꼽은 배우들의 페르소나 화보를 보면 나도 꼭 이런 촬영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어요. 그런데 막상 화보 촬영을 하려니 저도 모르게 스튜디오의 낯선 환경에 주눅(?)이 들더라고요. 영준이가 먼저 “오늘 잘해보자”며 편하게 대해줘서 고마웠죠. 첫인상은 ‘친절한’ 포토그래퍼!

보통 촬영을 같이했다고 해서 다 친해지지는 안잖아요. 친해지게 된 결정적인 계기가 있나요?
영준, 진구 (동시에) 술! 영준 처음에는 저보다 한 살 어린 줄 알았어요. 그래서 저는 “진구야, 진구야” 부르고 진구는 저에게 실장님이라고 존대하던 사이였는데 우연히 스태프들과 가진 술자리를 계기로 급속도로 친해졌죠. 진구 그때 영준이랑 저랑 나란히 앉았는데 얘가 제 손을 턱 잡더니 “언제 단둘이 소주 한잔한자” 하더라고요. 이후에 그 말이 계속 머릿속에 맴도는 거예요. 왠지 남자들끼리의 도전장 같기도, 친구들끼리의 약속 같기도 하고. 영준 동갑이라는 것도 크게 작용한 것 같아요. 이 업계에서 동갑 찾기 힘든데. 진구 서로 1980년생 동갑인 거 알고 깜짝 놀랐잖아. 영준 내가 형 같아 보이긴 하지.(웃음)

두 분 주량이 어느 정도나 되나요?
영준 요즘 많이 줄어서 소주 3~4병이에요. 진구 에이 7병은 마셔줘야죠.

서로 만취한 모습도 본 적 있어요?
진구 아마 절대 못 볼 거예요. 서로 기억을 못하니까.(웃음) 영준 둘 다 만취하거나 주사 부리는 타입은 아니에요.

술은 어디서 주로 마셔요?
영준 어디든 좋죠. 친구네 술집을 자주 가긴 하는데, 포장마차가 좋아요. 진구 맞아. 김 모락모락 나고 그러면 술이 막 들어가더라.

서로 의외의 모습을 발견한 적은?
영준 저는 전에 영화 <마더>를 보고서 진지하고 묵직할 거라고 생각했는데 굉장히 유머러스한 구석이 많은 친구라서 놀랐어요. 진구 영준이의 의외성을 찾으려고 파악 중이에요. 아직까지는 첫인상과 다른 모습은 보지 못했어요. 매번 봐도 편하고, 알수록 더 온화하고 따뜻한 친구인 것 같아요.

요즘 영화 <26년> 흥행몰이가 대단하잖아요.
영준 이번 주 토요일에 보기로 했어요. 진구가 시사회 초대도 했지만 일부러 안 갔어요. 관객 수 집계가 안 되니까.

의리 있으시네요.
진구 고맙다. 영준 정말 기대하고 있어요. 빨리 보고 싶네요.

서로를 한 단어로 표현한다면?
진구 소주?(웃음) 영준이 얼굴 보면 술 생각나요. 영준 아까는 곰이라며? 진구 그건 얼굴 근육이 곰 같아서. 시베리아 흑곰.(웃음) 농담이에요. 영준 제가 좀 곰 스타일이죠. 저는 진구를 볼 때마다 느끼는 건데 진짜 배우!

서로에게 바라는 점은?
영준 계속 연기를 잘해서 멋진 배우로 남았으면 좋겠어요. 요즘 제가 배우 박근형, 윤여정 선생님들을 촬영하면서 느낀 건데, 그 연세에 카메라 앞에 멋지게 선다는 것이 굉장히 존경스럽고 짧게 나누는 대화에서도 내공이 느껴지더라고요. 포토그래퍼 입장에서 봤을 때 이 사람의 얼굴, 주름을 찍어보고 싶다는 욕심이 드는 배우가 멋진 것 같아요. 진구는 노력을 많이 하는 친구니까 지금처럼 열심히 하면 멋지게 나이 들 것 같아요. 진구 제가 살면서 느낀 건데 욕심을 부려도 뜻대로 안 되는 게 인생 같아요. 제 신념이 ‘지금처럼만 주어진 것에 만족하고 매일 착하게, 화나도 조금만 참으며 살자’예요. 그렇게 세월이 지나면 착한 어른으로 늙어 있을 것 같아요. 그래서 제가 눈을 감을 때 주변 사람들이 많이 슬퍼했으면 좋겠는데. 영준이도 그렇게 됐으면 좋겠어요. 자기 사진에 담긴 사람들이 영준이가 떠나는 것을 많이 슬퍼해주고 하루라도 더 보고 싶어 하는 그런 늙은이가 됐으면 좋겠네요.

오늘 촬영 끝나면 뭐 하실 거예요?
진구 저 먼저 자리 잡고 마시면 이 친구가 합류할 거예요. 영준 남은 촬영 끝나고 바로 가야죠. 연말이라는 게 참 술 마실 핑계 대기 좋은 달 같아요. 한 해 동안 수고한 나에게 주는 선물이랄까. 진구 그간 그렇게 끝까지 마셔본 적은 없는데 며칠 전 이 스케줄 잡혔을 때 오늘이면 술을 진탕 마실 수 있겠구나 싶었어요. 오늘이 그날이구나 바로.(웃음) 영준 진구가 벼르고 있더라고요.

“서로의 영역에서 지금처럼 열심히 노력 하면 분명 둘 다 멋지게 나이 들어갈 것 같아요. 우리가 백발 노인이 되어서 함께 포트레이트 찍을 날이 기대돼요.”


PHOTOGRAPHER 최성현 STYLIST 최희진 HAIR 고훈(작은차이 현실고) MAKEUP 미카(작은차이 현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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