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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9.27 THU
 
We are the creators!① ZANYBROS 김준홍·홍원기 감독

We are the creators!

k-팝 음악 산업의 트렌드뿐 아니라 문화 전반에 걸쳐 대중의
감성을 건드리는 숨은 공로자, 국내 대표 엔터테인먼트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들의 아틀리에를 습격했다.


①ZANYBROS 김준홍·홍원기 감독

‘쟈니브로스’는 한 달 제작 편수만 10편 이상에 달하는, 명실공히 국내에서 가장 바쁜 뮤직비디오 제작팀이다. ‘절친’인 김준홍·홍원기 감독이 의기투합해 지난 2002년 설립했다. 홍대 인디 밴드들을 시작으로 서태지, 에픽하이, 넬, 소녀시대, 슈퍼주니어, 비스트, 포미닛 등 국내 뮤직비디오 중 이들의 손을 거쳐 가지 않은 작품이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수많은 작품을 제작했다.




Q 어떻게 뮤직비디오 감독 일을 시작하게 됐나?
서울예대 방송연예과 동창이었다. 학교 다닐 때부터 서로 죽이 잘 맞았는데 나는 캠코더 들고 영상 찍는 것을 좋아했고, 홍원기는 음악 듣는 것을 좋아했다. 서로 좋아하는 것을 공유하다 보니 어느덧 재미 삼아 자연스럽게 뮤직비디오를 같이 찍게 됐다. 어느 날은 드라마를 찍어야 하는 과제가 있었는데 둘이서 함께 메릴린 맨슨 노래로 뮤직비디오를 찍어 제출했다가 F학점을 맞기도 했다.

Q 지금의 쟈니브로스를 만들게 된 계기는?
졸업하고 각자 자기 일을 하다가 2년 후에 다시 만나서 회사를 차렸다. 처음에는 자본금 200만원과 컴퓨터, 명함이 전부였다. 그래도 나름대로 서로 촬영과 연출 분야를 나누고 프로덕션처럼 파트를 세세하게 나눴다. 그러다 홍원기가 아는 홍대 헤비메탈 밴드들의 뮤직비디오를 공짜로 찍기 시작했고, 입소문이 나서 유명해졌다.

Q 어떻게 이만큼 쟈니브로스가 성장할 수 있었을까?
둘이서 1인 다역으로 일하다가 점점 일손이 더 필요하게 됐다. 공채를 해서 사람을 늘린 것이 아니라 자연스럽게 주변의 친구들이 합류했다. 인디 밴드 바셀린의 신우석도 그런 케이스고. 지금도 하고 싶어서 제 발로 찾아오는 친구들과 같이 일하고 있다.
정말 이 일을 하고 싶어 하는 사람들끼리 모여 있기 때문에 가능한 것 같다. 인복이 있는 거지. 덕분에 이직률도 낮고 팬덤 아닌 팬덤도 생겼다.

Q 맨 처음 만든 뮤직비디오는?
공식적으로는 레이지본의 'Do It Yourself'.
완전 저예산으로 아는 인맥을 총동원해서 버라이어티하게 찍은 작품이다.

Q 가장 기억에 남는 대표작은?
에픽하이, 넬, 슈퍼주니어, 소녀시대, 비스트, 포미닛 등 많다. 가장 기억에 남는 작품은 아무래도 서태지의 '모아이'. 인디 밴드들의 뮤직비디오를 찍던 당시 우리끼리 ‘끝판왕’으로 삼았던 뮤지션이 서태지였다. 우리 작업에 대한 소문을 듣고 그가 직접 사무실로 찾아왔다. 당시 컴백 작업이 워낙 극비리에 진행되어 우리 직원들한테도 촬영 3일 전까지 비밀에 부쳤다. 김 게다가 책으로만 봤던 모아이에 직접 가자고 했을 때 놀랐다. 한국 사람들의 손길이 전무후무했던 곳이고 인프라 역시 구축이 안 되어 있을 때라 당황했다. 하지만 맨땅에 헤딩하는 식으로 무작정 칠레로 떠났다. 현지 영화 제작자들을 찾아내서 손짓 발짓 해가며 설득했고 결국 영화 <007>을 작업했던 영화 제작자부터 <해리포터>와 <마이너리티 리포트>의 헬기 촬영팀까지 최고의 스태프들을 운 좋게 섭외할 수 있었다.

Q 대단하다. 어떻게 찾아갈 생각을 했나?
열정이 앞섰던 것 같다. 이메일과 전화는 한계가 있지 않나. 사람은 역시 마주 보고 일하는 것이 가장 빠르고 정확한 것 같다.
지금도 그 버릇이 남아서 아직도 그렇게 한다. 얼마 전 비스트의 ‘아름다운 밤이야’를 촬영할 때도 뉴욕으로 무작정 떠났다.

Q 뮤직비디오를 기획할 때 영감을 주는 콘텐츠가 있다면?
일단 1차적인 콘셉트와 영감은 기본적인 설계도인 음악 안에 다 있다. 소리, 가사, 장르적인 특성에 따라 달라진다. 디테일한 것은 아트워크, 디자인 자료를 참고하기도 한다. 준홍이와 같이 여행을 하다 본 이미지가 영감이 될 때도 있지만 제일 중요한 건 음악 본질에서 찾으려고 한다. 그래야 동떨어진 뮤직비디오를 만들지 않을 테니까.

Q 좋아하는 뮤직비디오 스타일이나 감독이 있나?
초창기 졸업 작품을 찍을 때만 해도 크리스 커닝햄의 암울한 비디오 톤을 좋아했다. 최근에는 맨체스터 오케스트라라는 뮤지션의 뮤직비디오가 좋았다. 차 사고가 나는 순간 안에 인생을 고스란히 담아내서 인상적이었다. 예전에는 한 명 콕 집어 좋아하고 존경했다면 지금은 뮤직비디오 자체를 만드는 사람과 그 일 자체를 존경한다. 장르별로 잘 찍는 사람들이 많다.
K-팝 시장이 뮤직비디오 판도를 전체적으로 상향 평준화한 것 같다. 한국 뮤직비디오는 이제 아시아 최고를 넘어서 세계에서 세 손가락 안에 꼽힐 정도로 성장했다. 외국에서 우리나라 제작 스타일을 베끼는 일도 생겼을 정도니까.

Q> 한 달에 제작 편수가 평균 10편 이상이라고 들었다. 하루 일과가 어떻게 되나?
지금부터 시작이다(오후 8시).
오늘도 아침 8시에 촬영 끝내고 집에서 잠깐 눈을 붙이고 나온 거다. 보통 자정쯤 사무실에 복귀하고 새벽 3~4시에 미팅하는 일도 부지기수다.

Q 현장 사진을 보니까 위험했던 순간들도 있던데, 아찔했던 기억은?
제일 아찔했던 건 에픽하이의 ‘따라 해’를 촬영할 때. 서강대교 아래 하수 처리장에서 촬영을 하고 있었는데 급류가 몰려와 장비가 떠내려가고 하마터면 전기에 감전될 뻔했다. 다행히 조명 감독이 베테랑이라 전원 코드를 뽑아 사고를 막을 수 있었다.

Q 뮤직비디오 만드는 일이 재미있을 때는?
김&홍
작품의 퀄리티에 한정해 만족할 때는 지났고 이제는 같이 작업했던 뮤지션이 잘되면 기분이 좋다.

Q 뮤지션에게 뮤직비디오가 끼치는 영향은?
김&홍
뮤지션을 제일 잘 보여줄 수 있는 포장지.

Q 쟈니브로스식 뮤직비디오란?
스펙트럼이 넓다. 댄스, 힙합, 드라마 등 뭐든지 소화 가능하다. 음악이라는 것도 유행이 있기 마련인데 어떤 성향의 장르를 접하더라도 거부반응이 없는 사람들이라서 그에 대한 대처 능력을 갖추고 있다.
스케일이 크고 지루한 걸 싫어해서 카메라 워킹, 편집, 후반 작업 중 뭔가 확 터뜨리는 임팩트가 있다. 그런 게 빠지면 흡입력이 떨어지기 마련이니까.

Q 앞으로 제작해보고 싶은 뮤직비디오는?
메탈리카와 아무로 나미에. 고등학생 때부터 둘 다 광팬이었다.

Q 둘은 서로에게 어떤 존재인가?
김&홍 꿈을 이루기 위해 서로에게 채찍질을 하는, 없어서는 안 될 사이. 비록 매일 싸우지만(웃음).


1 같이 작업했던 뮤지션들의 음반이 가득 놓인 선반.
2,4 평소 모으는 피겨나 책에서 작업의 영감을 받을 때도 있다.
3 예전에 밴드 활동을 했던 홍원기 감독은 사무실에서 종종 기타 연습을 한다.
5,6 낮밤 없는 쟈니브로스 사무실의 풍경.


앳스타일(@star1) 글 김루비 기자 PHOTOGRAPHER 정유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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