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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8.23 THU
 
장근석, 26살 그가 털어놓은 솔직한 고백

장근석을 인터뷰한다고 했을 때 사람들의 반응은 “진짜? 정말?”이었다.

숨 쉴 틈 없이 짜여진 스케줄 탓에 수 없이 반복해야 했던 시간 조정, 오랜 기다림, 오기란 단어와 포기라는 단어가 가슴 저 깊숙이에서 스멀스멀 올라올 때쯤 그와의 만남이 이뤄졌기 때문이다. 기다린 만큼 기대가 컸다. 일본 열도를 순식간에 장악해버리고, 도쿄돔과 일본 여심을 한순간에 흔들어 버린, 때로는 가벼움으로 때로는 진중함으로 신한류 열풍을 만들어가고 있는 이 남자가 궁금해졌다. 올해로 데뷔 20년을 맞이한 가벼움과 진중함을 동시에 지닌 배우 장근석. 도대체 그는, 그의 매력은 무엇일까? 26세 장근석이 말하는 자신의 솔직한 이야기 .



1. I am Jang Keun Suk
나를 잘 표현할 수 있는 단어는? 아마도 흑백이 아닐까. 내 모습 한켠엔 어두운 성향의흑색과 또 한편엔 밝은 모습의 백색이 동시에 존재하니까. 뚜렷하고 극명하게 차이가 나는 두 가지색, 그게 아마 날 가장 잘 표현하는 색이자 단어인 듯싶어. 하지만 더 솔직히 말하면 내가 누구인지, 나를 어떻게 표현할지 아직은 물음표야. 지금은 나를 만들어가고 있는 시간이고 내일은 무엇을 할지, 또 미래엔 뭐가 되어 있을지 아직 모르겠거든.

순간순간 최선을 다하는 것, 그리고 미래의 무엇이 되기보단 현재에 충실한 나를 만들어가는 것, 지금은 그것뿐이야. 스케줄이 없는 날엔 겨울잠을 자는 동물처럼 집에서잠을 자거나 영화를 보며 지내. 최근에 본 영화는 쓰쓰이 야스타카의 원작 소설을 각색해 제작한 나카 리이사 주연의 <시간을 달리는 소녀>. 과거에 이루지 못한 일을 이루기
위해 과거로 돌아가게 된 주인공에게 벌어지는 일을 담은 이야기인데, 사람들은 재미있다는 이 영화가 왜 난 슬펐을까? 건드려서는 안 되는 과거와 사건에 대한 일을 담은 이야기여서 그런가? 영화를 보는 동안 ‘지나간 시간을 되돌릴 수 없다는 것을 알면서도 순간순간 주변 사람들에게 실수를 하고 있는 건 아닌지, 후회할 일들을 만들고 있는 건 아닌지, 나 하나 편하자고 주변 사람을 불편하게 하고 있는 건 아닌지…’ 내 자신을 되돌아보게 되더라고.… 하지만 그래도 과거로 돌아갈 수 있다면 스무 살 때의 장근석으로 돌아가고 싶어. 완벽하진 않았지만 자신만만하고 거침없었고 하고 싶은 꿈이 많았던 시절. 그때가 가장 자유로웠고 행복했던 것 같아. 지금의 나는 조금씩 달라져야 할 것 같고 달라지려고 노력하고 있어.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들어줄 줄 알고, 또 기다릴 줄 아는 편안함과 느긋함이 느껴지는 사람이 될 수 있도록 말이야.

2. Friend

내게 있어 친구란? 기댈 수 있는 편안함, 소중한 시간을 지나오며 내 과거를 함께 나눈 또 다른 나. 가장 오래된 친구는 광장중학교 시절에 만난 10년지기 친구들. 어릴 때부터 연예 활동을 했던 터라 학교에 자주 가지 못했고 그로 인해 친구가 많지 않았거든. 함께한 시간도 적고, 추억도 없고, 소중한 걸 나누기엔 공통된 무언가가 적었던 시절이라 친구를 만든다는 게 쉬운 일이 아니었어. 그때 만나서인지 가장 소중하고 편안한 친구들이 아닌가 싶어. 서로의 집을 몰려다니면서 밥도 비벼 먹고 얘기도 하고 장난 치고…. 오랫만에 만나도, 특별한 이야깃거리가 없어도 함께하면 그냥 편하고 좋아. 물론 꿈도 다르고 생각하는 것도 다르고 관심사도 다르지만 어린 시절을 함께했다는 가슴 따뜻한 기억 덕분인지 막연히 편해. 연예인으론 군대에 가 있는 김희철 형과 정지훈 형 그리고 지성이 형 정도. 특히 지성이 형 경우에는 가끔 전화를 해서 내가 놓치고 간 것들에 대해 이야기도 해주고 고민도 들어주는 상담가 같은 선배야. 그 외엔 내 고민과 내 마음의 성장통을 함께했던 대학 동기들. 아마도 이들이 있어 현재가 힘들지 않고 힘들었던 시간을 이겨낼 수 있었던 것 같아.

3. People

인생의 멘토가 있다면 그건 아마 어머니일 거야. 엄마와 아들이라는 관계 외에 회사를 운영하는 사장님과 그 회사에 소속되어 있는 연예인이란 또 다른 관계가 존재하거든.
어머닌 다른 어머니들과는 달라. 여장부 같은 느낌이랄까? 힘들 때 보듬어 안아주기보다는 스스로 이겨내는 방법을 터득하게 해주신 엄격한 분이야. 그릇된 선택을 하지 않도록 나를 바로잡아주시는 분, 누구보다도 나에게 엄격하신 분. 가끔은 섭섭할 때도 있지만 이런 어머니가 계셔서 현재의 내가 존재하는 게 아닐까 싶어. 연기에 있어 롤모델
은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잘생긴 배우에서 연기 잘하는 배우로 자기를 뛰어넘은 느낌이 들거든. 나도 그런 배우가 되고 싶어. 그리고 얼마전 SBS TV <두드림>에서 박신양 선배의 특강을 들었는데 정말 무서울만큼 자기 관리를 하고 계시더라고. 배우고 싶어.
일적인 면에서는 철저하고 완벽하게 인간적인 면에서는 주위 사람들에게 가식적이지않고 잔머리 쓰지 않고 억지로 만들지 않고, 힘들면 힘들다 재미있으면 재미있다 말할 수 있는 사람, 숨김 없이 나를 표현할 수 있는 솔직하고 당당한 사람이고 싶어.

4. Style

스타일리시하다고? 옷 입는 걸 좋아하고 남들과 다르게 입는 걸 좋아해서 그런 게 아닐까? 의상을 선택할 때 가장 먼저 생각하는 건 입었을 때의 핏이야. 내 경우엔 남들이 선택하지 않는 노란색, 빨간색, 원색 종류도 나만의 스타일이라면 주저 없이 선택해. 그리곤 핏을 맞춘 스타일을 즐기는 편인데 길을 가다가 예쁜 옷을 발견하면 사는 편이지. 단골 가게는 없어. 그냥 갖고 싶다, 예쁘다 이런 느낌이 들면 어는 곳에서든 사니까. 시간이 나면 돌아다니면서 아기자기한 액세서리를 주로 사는 편이야. 스타일 노하우라면 색깔 맞춤, 통일감, 일명 ‘깔맞춤’. 디테일도 중요하지만 시계와 신발, 머플러와 신발 이렇게 색깔을 맞춰 스타일링하거든. 나쁜 버릇도 있어. 입고 벗기가 귀찮아서 입어보지 않고 구입하는 경우가 있거든. 이 때문에 사이즈가 맞지 않아 실패하는 경우가 종종 있어.

5. Travel

답답할 땐 혼자서 드라이브를 하거나 걸어다니는 편이야. 내부순환로를 타고 북악 스카이웨이까지 가는 드라이브 코스도 좋고 강북 주변 일대는 산책하기에 좋아. 강북은 강남에 비해 화려하지는 않지만 급작스럽게 만들어진 느낌이 들지 않아 걸어다니는 재미가 있어. 강남처럼 화려함은 없지만 오랜 시간을 통해 이뤄진 거리라 편안함이 들거든.
한 달에 며칠 정도는 잠깐씩 시간을 내 걸어다니는 편이야. 효자동 주변도 그런 곳 중에 하나야. 아주 오래된 슈퍼도 있고, 골목골목 재미있는 담벼락도 있고, 기우뚱 서 있는 전봇대도 재미있고, 갤러리도 있고. 머리가 복잡할 때 걷다 보면 어느새 마음에 여유가 생겨서 좋아. 기회가 되면 인도로 여행을 떠나볼까 해. 어떤 사람은 좋다고 하고 어떤 사람은 아니라고 하고 극과 극의 반응을 보이는 곳인데 나를 잘 아는 사람들은 내가 인도에 가면 눌러앉을 만큼 좋아할 거라고들 하지. 갠지스 강에 몸 담그고 종일 나오지 않을 거라고(웃음). 만약 인도로 여행을 가게 되면 머릿속에 추억을 담는 여행을 해볼까 해. 늘상 지니고 다니는 컴퓨터랑 그 외의 전자 장비들은 내려놓고 머릿속에 모든 기억을 담아 돌아오고 싶어. 인도는 그러고 싶어.

6. Job

지금까지 출연한 작품 중 가장 애착이 가는 작품은 <미남이시네요>. 욕심이 났던 배역을 고르라면 <타짜>에서 조승우 선배가 했던 ‘고니’ 역할이나 <마더>에서 원빈 선배가 했던 ‘도준’ 캐릭터. 대사로 표현하기보다는 눈빛으로 공포와 분위기를 만들어가는 카리스마와 독특함이 있는 역이라 꼭 한 번 해보고 싶어. 사람들에겐 신뢰감이 느껴지는 배우로 남고 싶어. 때문에 쉬지 않고 작품을 선택하고 연기를 하는 거야. 배우로서의 신뢰감이 느껴질 때까지 꾸준히 노력하는 모습을 보이고 싶거든. 졸업 작품은 5분 만에 기획해 만든 영화야. 나 장근석의 얘기를 담은 바로 내 영화. 사람들의 사랑을 한 몸에 받고 있고 하고 싶은 일을 하고 있는 나에 관한 이야기. 명동에서 촬영했는데 촬영 내내 행복했어.
사람들의 관심을 받고, 사람들의 사랑을 한 몸에 받고 또 무엇보다도 이 일을 즐기고 있고. ‘나는 정말 행복하게 살고 있고 정말 이 일을 즐기고 있구나’ 다시 한 번 깨닫게 됐어.

7. Favorite
최근 빠져 있는 건 나 자신. 스물여섯 살이 되면서 나에 대한 생각이 달라졌어. 그래서 내 자신을 돌아보는 데 가장 많은 시간을 투자해. 사람들과 함께 있는 게 좋아. 친구들도 좋고, 우연히 만난 사람들도 좋고. 특히 사람들을 집에 초대해 맛있는 음식을 만들어 먹고 모여서 얘기하고 놀고 그런 게 좋아. 몇 년 전만 해도 회사 직원들에게 아침밥을 해주곤 했어. 음식을 잘하는 건 아니지만 새벽까지 놀다가 집에 들어와서도 출근할 기획사 식구들을 위해 꼭 아침밥을 준비했거든. 맛있게 밥먹는 자식들을 보며 행복해하는 어머니의 마음이랄까?(웃음)
일본어는 독학으로 시작했어. 아주 어릴 때부터 일본 진출은 막연한 꿈이었거든. 스무살이 되면서 그 계획을 현실로 옮긴 거야. 말하기 좋아하는 사람들은 일본 진출이 한순간에 이뤄진거라고 생각하지만 절대 그렇지 않아. 긴 시간을 투자했고, 오랫동안 꿈꿔온 일이 하나씩 이뤄진 거니까. 예전부터 나를 알던 사람들은 “입버릇처럼 말하더니 진짜 해냈구나”라고 말해. 올해 개인적으론 나를 돌아볼 수 있는 시간을 가져보려고. 시간이 되면 정말 인도에도 한 번 가보고, 요리도 배워보고, 외국어도 좀 더 배워볼 생각이야. 일적으론 배우로서의 신뢰감을 얻고 싶고, ‘다양하게 잘해라는 느낌보다는 완벽해’라는 믿음을 주고 싶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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